미국이 호주, 일본 등과 동일한 수준으로 무기 구매국 지위를 높여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난색을 표시, 다른 동맹국과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최근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미국에서 무기를 구매할 때 `구매국 지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3 수준으로 격상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NATO+3'는 26개 NATO 회원국과 NATO 비회원국인 호주, 일본, 뉴질랜드를 말한다.
이들 국가는 1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구매할 때만 미국 의회의 심의를 받고, 심의기간은 15일이 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구매액이 5천만 달러가 넘으면 일일이 미 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심의기간도 평균 30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정부는 최근 한미안보협의회(SCM) 분과위원회 중 하나인 안보협력위원회(SCC) 회의를 통해 구매국 지위 격상을 요구했다"면서 "올해도 양국간 협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측은 대외지원법과 무기수출통제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며 한국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소식통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는데 NATO 비회원이면서 미국의 동맹인 국가들보다 낮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미동맹 정신을 감안해서라도 이 같은 차별은 시급히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련부처가 미국의 대외지원법 및 무기수출통제법 등이 가능한 빨리 개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9월 열리는 SCC 회의를 통해 미측에 구매국 지위 격상을 재차 요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국방부와 외교부, 방사청 관계자들로 구매국 지위 격상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며 "작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미국내 한국의 FMS 구매국 지위 격상 분위기는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2005년에도 SCC 회의에서 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를 판매해 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대해 관련법률 개정 등을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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