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중국대륙을 열광케 했던 베스트셀러 '용호문'은 중국 무협만화의 살아있는 전설 '황옥랑'작가의 대표작이다. 기나긴 세월동안 연재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용호문'은 중국의 간판스타 '견자단'과 '사정봉', '여문락', '동결'이 합류해 완성됐고 중국개봉 첫주 3,000만위안(약 37억원)의 흥행성적을 거두며 당시 경쟁작이었던 헐리우드의 '미션임파서블3'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원작 '용호문'은 이미 '신조협려', '육맥신검', '천룡팔부'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황옥랑 작가의 만화로 3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연재가 되고 있을만큼 중국대륙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다.
영화 '용호문'은 35년이라는 방대한 세월동안 연재됐던 원작만화를 간추려 시나리오를 구성했기에 이야기 구조가 정밀하지 못한 단점이 있지만 영화로서의 '용호문'은 흉내낼수 없는 중국무협만의 액션스케일이 살아있는 영화다.
중국무협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준 '용호문'
지난 90년대는 중국영화(홍콩)의 국내 전성기였다. 홍콩느와르로 불리는 갱스터 액션은 '영웅본색', '첩혈쌍웅', '종횡사해'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주윤발, 장국영, 적룡, 주성치, 유덕화, 양조위, 장학우등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이와 동시에 임청하, 엽청문, 장만옥, 장민등을 탄생시킨 중국무협영화는 홍콩영화의 대표적인 브랜드였던 '성룡'과 차별성을 가지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흥행과 더불어 수많은 아류작과 떨어지는 완성도로 인해 점차 몰락해갔고 중국배우들의 인기도 사그라들었다. 이후 중국영화로 대변되는 홍콩느와르와 무협물들은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러한 중국무협의 부활의 신호탄은 지난 2001년 왕두루의 무협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와호장룡'이었다. '와호장룡'은 국내에도 수많은 팬층을 가진 주윤발과 양자경이 출연해 성공적인 흥행성적을 거둔 작품이다. 이어 골든글로브 감독상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음악상, 미술상을 거머쥐며 중국무협의 부활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영화 '용호문'은 중국무협의 변화를 느낄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무협물들이 가지는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검무, 수없이 장풍을 쏘아대던 무협물과는 다르게 '몸'으로 승부하는 근성이 보여진다.
워낙 오랜기간 사랑받아온 원작이 있었다는 점도 간과할수 없는 부분이지만 '용호문'은 리얼액션과 SF를 동시에 그려낸다. 이같은 원작의 묘미를 살릴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무술실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용호문'의 주인공 '왕소룡'역을 맡은 견자단은 이미 중국대륙과 헐리우드조차 인정한 최고의 무술가다. 중국 광동출신인 견자단은 '중국우슈연구협회'교사이자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태극권과 팔괘장의 고수인 어머니로부터 걸음마와 동시에 각종 내가권법을 익힌 재목이다. 실제 견자단은 '영웅', '칠검', '블레이드2'등의 무술감독과 배우로 활약한 국제적인 배우이기도하다.
극중 '왕소호'역을 맡은 사정봉은 '신사대천왕'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리는 배우로 '무극', '메달리온'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로 영화배우 장백지의 오랜 연인이기도 하다.
여기에 영화 '살파랑'의 감독 엽위신이 더해져 가물거리는 지난날의 무협이 아닌 센세이션한 새로운 무협액션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와이어 없는 '옹박'의 리얼액션과 컴퓨터그래픽이 구분되지 않는 헐리우드의 SF액션이 조화롭게 융합될수 있다는 것을 '용호문'은 직접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서너편을 제외하고 중국의 영화콘텐츠는 주목받지 못했고 국내에서도 무협의 부활을 이뤄내지 못했다. 혹자는 헐리우드의 SF나 한국영화의 작품성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분명 중국무협만이 가지는 전혀다른 재미가 있다. 더욱이 과거 무협콘텐츠의 중심이었던 홍콩이 중국과 합쳐진 지금 중국무협물은 헐리우드의 SF 못지않은 고유의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꾸준하게 노력하고 실험하고 연구했던 중국무협은 이제 세계시장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중국무협의 화려한 부활이 이뤄진다면 한국영화는 중국무협의 부활에서 많은 점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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