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약은 독이라는 말이 있다. 약이 아닌 물이나 소금만 하더라도 양과 농도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약'이 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조절 작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예외도 있어서 항생제는 세균에만 작용해 세균을 물리치고, 항진균제는 진균에 작용한다. 나머지 대부분의 약들은 통증을 억제시키거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등 신체의 생리작용을 차단하거나 증강시키기 때문에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지나쳐 해를 끼칠 수 있다. 오이나 계란, 복숭아 같은 식품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특정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약물의 타겟이 우리가 원하는 부위가 아닌 다른 데에도 있는 경우다. 뇌에서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 항우울제는 세로토닌이 활용되는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주어 구역질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비아그라는 원래 고혈압과 협심증에 쓰려고 개발했으나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협심증에는 효과가 신통치 않고 발기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발견해 발기부전 치료제로 용도를
※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글은 원 저자인 폴 인그래함(Paul Ingraham)의 허락을 받고 올리는 글(Why “Science”-Based Instead of “Evidence”-Based?)입니다. 폴은 인터넷 전업작가인 관계로 엄격한 저작권 조건을 지켜줄 것을 전제로 이 글의 번역 소개를 허락해주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선 이 글은 이곳 외에 다른 곳에 퍼가는 것은 절대적으로 금지라는 것을 알립니다(법적인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 이 글을 굳이 소개하겠다면 반드시 링크로 소개해주셔야 합니다. 김현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학술특보와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이 같이 번역했습니다.(2012년 5월 30일 기준 번역) 왜 “근거”중심의학이 아니라 “과학”중심의학인가?(Why “Science”-Based Instead of “Evidence”-Based?) 2009년 7월, 나는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과학중심의학(Science-Based Medicine, SBM)'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나는 거기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 컨퍼런스에 자원봉사자로
‘PD수첩-광우병’편에서 손정은 아나운서는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몹시 취약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발병한 인간광우병 환자 유전형은 모두 MM형인데 한국인의 94%가 MM형이기에 한국인이 영국인의 약 3배, 미국인의 약 2배 정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이다. 유전적 표현형으로 질환의 발병 확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은 앞서 정리했다. 과학적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 실수의 백미는“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알려진 전달성 프리온 질환은 중세 유럽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페스트나 20세기 초 최소 2000만 명에서 1억 명까지 사망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독감과는 다른 유행을 보였다. 특히 죽은 환자의 뇌를 포함한 사체를 먹는 습속이 있던 파푸아뉴기니의 하이랜드 지역에서 유행한 쿠루는 1957년부터 1961년까지 1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쿠루위험지역에는 약 4만 명이 살고 있어 연간 전체주민의 0.5%가 쿠루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쿠루는 역학조사를 통해 식인 장례절차를 금지한 이후 빠르게 사라져갔다. 광우병 소에서 나온 물질을 섭취
지난 회에선 프리온 질환의 감수성에 간여하는 프리온단백 유전자의 코돈129번과 219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특히 코돈129번 MM형이 vCJD의 위험인자로 작용하지만 코돈 219번의 EK형이 프리온질환에 저항하는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다시 vCJD로 돌아와서, 코돈129번의 MM유전형이 프리온 질환에 잘 걸리는 위험요인인지 따져보자. 우리는 이미 광우병 소에서 유래된 식품을 먹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vCJD처럼 변형프리온을 섭취해 2차적으로 발생한 질병을 경험한 바 있다.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섬에 사는 포레(Fore)족 사이에서 유행했던 지역 프리온 질환 쿠루(kuru)병이다. 서양에서 포레족이 식인종의 무서운 이미지로 각인된 것은 제3세계인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형성된 것이다. 포레족은 죽은 부족원의 신체를 나눠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죽은 사람과 가까운 친족들을 중심으로 한 장례행사였다. 지역적 특성 탓에 단백질원이 부족한 아녀자들을 위해 발전된 문화로 해석된다. 쿠루병은 20세기 초반 죽은 사람의 신체를 먹는 풍습이 도입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죽은 사람 가운데 산발형CJD와 같은 프리온 질
※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글은 미국에서 진화론에 대한 체계적 정보 제공과 관련 가장 독보적으로 알려진 'The Talk Origins Archive' 사이트에 있는 "Five Major Misconceptions about Evolution"라는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창조론의 문제점에 대해 쓴 글 중에서 이보다 더 간결하고 인상적인 글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글의 번역과 게재를 허락해준 마크 아이작(Mark Isaak)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김현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학술특보와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 그리고 과학적 회의주의 사이트인 '합리주의자의 道' 운영자 김진만 씨가 같이 번역했습니다. 진화론에 대한 다섯가지 오해(Five Major Misconceptions about Evolution) 창조론자들의 진화론에 대한 반박이 이따금씩 설득력 있게 들리는 큰 이유는, 그들이 진짜 진화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신 대개의 사람들은 당연히 우스꽝스럽다고 여길만한 진화에 대한 몇 가지 잘못된 개념을 끄집어내 반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론자들은 자신들이 진
어릴 때부터 총명했고 글 읽기를 좋아해서 7세에 벌써 한시(漢詩)를 지었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다산은 21세 되던 1783년 세자 책봉 경축 증광시(增廣試)에 급제하여 조정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선생은 후일 홍문관(弘文館)과 규장각(奎章閣) 관직에 있을 때 고기가 물을 만난 듯 규장각에 빼곡히 진열된 장서(藏書)들을 마음껏 탐독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토로하였다. (註 : 증광시(增廣試) :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에 시행하는 과거시험) 다산은 31세(1792)에 화성 성역을 설계하고 거중기(擧重機)를 발명 하였고, 36세(1797)에 마진(痲疹-홍역 성홍열 등 열성 발진 질환)에 관한 의서 ‘마과회통(麻科會通)’을 저술하였다. 요한(Johan)이라는 세례명이 말해주듯 다산은 후일 천주교의 모진 박해(辛酉邪獄,1800)와 노론(老論)의 시기질투로 인하여 18년이라는 긴 세월로 이어지는 유배생활 속에서도 한의학 비판서라고 할 수 있는 의령(醫零)을 비롯 촌병혹치(村病惑治) 를 저술하였고 목민심서(牧民心書), 흠흠신서(欽欽新書), 경세유표(經世遺表)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저술(500여권의 책)을 남겼다. 이렇게 모든 학문을 통섭
광우병 탓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리온단백은 정상인의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프리온 질환에서는 프리온단백의 3차원구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한 변화다. 정상 프리온단백은 아미노산이 나선형으로 배열하는 3차원 구조, 즉 알파-헬릭스를 나타내는데, 프리온 질환에서 보는 변형프리온은 납작한 모습의 베타-시트로 나타난다. 이처럼 프리온단백의 3차원구조가 변하면 단백분해효소에 저항하는 성질이 생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프리온단백이 쌓인 신경세포가 죽게 된다. 3차원구조의 변환을 가져오는 원인으로는 1)유전형 프리온 질환처럼 프리온단백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우, 2)iCJD나 vCJD, 쿠루(kuru)처럼 프리온 질환에 걸린 사람이나 소로부터 유래한 변형프리온을 섭취하거나 접촉하는 경우, 그리고 3)sCJD처럼 발병과정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프리온 질환과 관련이 있는 유전형질에 대한 연구 가운데 특히 프리온단백 유전자의 코돈129번 형태가 주목을 받았다. 코돈129번 유전자형에 따라 두 가지 아미노산, 메치오닌(methionine; M)과 발린(valine; V)이 들어갈 수 있어 MM형, MV형, VV형의 세 가지 유형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백인인구집
1990년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광우병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동안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심조차 쏟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 들어 광우병이 발생하고 있는 유럽국가로부터 육골분 사료가 수입됐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광우병 공포가 우리사회를 뒤덮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제1차 광우병 파동이다. 당시 정부는“유럽국가로부터 사료용 육골분이 공식 수입된 기록은 없다” “우리나라는 광우병 청정국”이라고 적극 해명했고, 농림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등이 한우 쇠고기 시식행사를 하는 등 불끄기에 나서면서 사태가 수습된 바 있다. 제1차 광우병 파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기본적으로 남의 나라 일은 우리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육골분의 수입’처럼 남의 나라 일이 곧 우리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연결고리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진다.‘PD수첩-광우병’ 편에서 그 연결고리가 바로“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 된다”는 메시지였다고 할 수 있다. “사회자: 네. 어, 손정은 아나운서. 어, 우리, 그, 한국 사람들이 말이죠. 영국인이나 미국인 같은 서양인들보다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 이런 연구 결
PD수첩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 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하여 쟁점이 되었던 1. 다우너 소 관련 보도부분, 2.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 부분, 3.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부분, 4. SRM 관련 보도부분, 5. 협상단의 실태파악 관련 보도부분 가운데,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부분과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부분에 대한 재판부의 견해가 의료계의 판단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PD수첩이 아레사 빈슨의 치료경과는 생략한 채로 ‘인간광우병(vCJD)에 걸려 사망하였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여 오역과 사실관계의 왜곡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아레사 빈슨의 의료진이 아레사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원인을 검토하였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가장 가능성이 희박한 CJD 혹은 vCJD의 가능성만을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심재판부가, 이해당사자인 유족 측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PD수첩의 보도행태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점을 우려하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진과 환자 측이 견해를 달리하는 사건을 취재하는 경우 양측의 주장을 균형 있게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PD수첩-광우병’편에서 다룬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부분의 이슈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아레사 빈슨이 사망하기 전 오로지 vCJD만 의심됐는지, 아니면 다른 뇌질환이 의심되는 가운데 vCJD의 가능성도 같이 검토된 것인지 여부다. 두 번째는‘PD수첩-광우병’편이 부검을 통해 진단이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레사 빈슨이 vCJD로 사망했음을 기정사실로 하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줬느냐는 점이다. 첫 번째 이슈와 관련해 필자는 아레사 빈슨이 비만을 치료받기 위해 위장절제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구토증세가 나타났지만,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아무리 유족 측이 사인으로 vCJD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더라도 다른 뇌질환의 가능성을 검토했어야 한다. 특히 아레사 빈슨이 받은 위장절제수술의 후유증으로 급성 베르니케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함에도 전문가의 제대로 된 자문을 받은 흔적이 없다. 취재자료를 방송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번역해 자막으로 처리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레사 빈슨 어머니 로빈 빈슨과의 인터뷰에서“우리 딸이 걸렸을 지도 모르는(…my daug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