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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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썸머’의 유혹(誘惑), 그리고 다가오는 진짜 겨울

거짓된 온기(溫氣)가 지나간 자리,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겨울

인싸잇 = 유용욱 주필 |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 찬 바람이 불기 직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이상 난동 현상을 북미에서는 ‘인디언 썸머(Indian Summer)’라 부른다. 동트는 새벽의 서리는 계절의 종말을 고하지만, 한낮의 햇살만큼은 마치 여름처럼 화사하게 내리쬐는 찰나의 계절. 잠시 겉옷을 벗어 던지며 햇살에 도취하지만 지혜로운 이들은 안다. 이 온기는 계절의 이치를 역행하는 봄이 아니며, 들이닥칠 엄혹한 동토(凍土) 직전에 찾아오는 자연의 서글픈 ‘마지막 눈속임’일 뿐이라는 사실을. 2001년 영화 「인디안 썸머(Indiansummer)」는 이 찰나의 거짓된 온기를 삶의 벼랑 끝에 선 두 남녀의 애절한 서사(敍事)로 풀어냈다. 남편 살해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여인 신영과,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국선 변호사 준하. 법정이라는 서늘한 벼랑 끝에서 항소심 무죄를 받아낸 뒤 동해안 바닷가에서 보낸 눈부신 며칠간의 일탈, 그것이 그들의 ‘인디언 썸머’였다. 그러나 영화의 진짜 여운(餘韻)은 따스했던 햇살에 있지 않았다. 환각(幻覺) 같았던 자유가 끝난 뒤, 자신이 짊어진 과거의 상처와 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사형대의 그늘 속으로 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