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광우병’편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특정위험물질(SRM; specific risk material)이었다.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변형프리온이 특히 많이 쌓여있어 소나 사람이 먹었을 때 광우병 혹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부위를 SRM이라 한다.[1] 따라서 이러한 부위가 사람이 섭취하는 식품이나 동물사료의 원료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도축장에서 원천적으로 분리해 폐기시키려 SRM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SRM의 범위는 국제동물질병사무국(OIE)이 정한 기준을 토대로 나라별로 정하고 있는데, 광우병의 발생여부와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SRM의 대상으로 검토되는 부위는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등 7곳인데, 이 SRM 대상 부위는 도축되는 소의 나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OIE의 기준에 따르면, 구강에 있는 편도와 회장원위부(작은 창자가 큰창자로 넘어가는 마지막 부위 2m 정도)는 모든 연령의 소에서 SRM으로 규정한다. 이 부위는 변형프리온에 오염된 사료를 먹인 동물에서 변형프리온이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30개월령 이상 소에서는 뇌, 눈,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 부위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MBC‘PD수첩-광우병’편 관련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자료들을 요약해“코돈129번에 MM형, MV형, VV형이 나타나는 유전적 다형성이 있고, 현재까지 발생한 vCJD 환자는 모두 MM형을 가진 사람에서만 발생하였다. 국내 정상인의 94.33%가 MM형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광우병이 국내에서 발생한다면 vCJD환자의 발생 가능성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는 연구논문이 2004년에 발표되었다. 이 논문에 대하여 국내 과학계의 별다른 비판이 없었고, 이 사건 보도 전에도 많은 언론에서 동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고 보도하여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국내 정상인이 프리온 유전자의 코돈 129번의 유전자형이 MM형이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 유전적으로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명예훼손에 있어서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그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의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 볼 수 없다 할 것인바, 앞서 인
‘PD수첩-광우병’편에서 손정은 아나운서는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몹시 취약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발병한 인간광우병 환자 유전형은 모두 MM형인데 한국인의 94%가 MM형이기에 한국인이 영국인의 약 3배, 미국인의 약 2배 정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이다. 유전적 표현형으로 질환의 발병 확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은 앞서 정리했다. 과학적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 실수의 백미는“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알려진 전달성 프리온 질환은 중세 유럽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페스트나 20세기 초 최소 2000만 명에서 1억 명까지 사망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독감과는 다른 유행을 보였다. 특히 죽은 환자의 뇌를 포함한 사체를 먹는 습속이 있던 파푸아뉴기니의 하이랜드 지역에서 유행한 쿠루는 1957년부터 1961년까지 1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쿠루위험지역에는 약 4만 명이 살고 있어 연간 전체주민의 0.5%가 쿠루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쿠루는 역학조사를 통해 식인 장례절차를 금지한 이후 빠르게 사라져갔다. 광우병 소에서 나온 물질을 섭취
지난 회에선 프리온 질환의 감수성에 간여하는 프리온단백 유전자의 코돈129번과 219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특히 코돈129번 MM형이 vCJD의 위험인자로 작용하지만 코돈 219번의 EK형이 프리온질환에 저항하는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다시 vCJD로 돌아와서, 코돈129번의 MM유전형이 프리온 질환에 잘 걸리는 위험요인인지 따져보자. 우리는 이미 광우병 소에서 유래된 식품을 먹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vCJD처럼 변형프리온을 섭취해 2차적으로 발생한 질병을 경험한 바 있다.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섬에 사는 포레(Fore)족 사이에서 유행했던 지역 프리온 질환 쿠루(kuru)병이다. 서양에서 포레족이 식인종의 무서운 이미지로 각인된 것은 제3세계인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형성된 것이다. 포레족은 죽은 부족원의 신체를 나눠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죽은 사람과 가까운 친족들을 중심으로 한 장례행사였다. 지역적 특성 탓에 단백질원이 부족한 아녀자들을 위해 발전된 문화로 해석된다. 쿠루병은 20세기 초반 죽은 사람의 신체를 먹는 풍습이 도입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죽은 사람 가운데 산발형CJD와 같은 프리온 질
광우병 탓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리온단백은 정상인의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프리온 질환에서는 프리온단백의 3차원구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한 변화다. 정상 프리온단백은 아미노산이 나선형으로 배열하는 3차원 구조, 즉 알파-헬릭스를 나타내는데, 프리온 질환에서 보는 변형프리온은 납작한 모습의 베타-시트로 나타난다. 이처럼 프리온단백의 3차원구조가 변하면 단백분해효소에 저항하는 성질이 생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프리온단백이 쌓인 신경세포가 죽게 된다. 3차원구조의 변환을 가져오는 원인으로는 1)유전형 프리온 질환처럼 프리온단백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우, 2)iCJD나 vCJD, 쿠루(kuru)처럼 프리온 질환에 걸린 사람이나 소로부터 유래한 변형프리온을 섭취하거나 접촉하는 경우, 그리고 3)sCJD처럼 발병과정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프리온 질환과 관련이 있는 유전형질에 대한 연구 가운데 특히 프리온단백 유전자의 코돈129번 형태가 주목을 받았다. 코돈129번 유전자형에 따라 두 가지 아미노산, 메치오닌(methionine; M)과 발린(valine; V)이 들어갈 수 있어 MM형, MV형, VV형의 세 가지 유형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백인인구집
1990년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광우병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동안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심조차 쏟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 들어 광우병이 발생하고 있는 유럽국가로부터 육골분 사료가 수입됐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광우병 공포가 우리사회를 뒤덮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제1차 광우병 파동이다. 당시 정부는“유럽국가로부터 사료용 육골분이 공식 수입된 기록은 없다” “우리나라는 광우병 청정국”이라고 적극 해명했고, 농림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등이 한우 쇠고기 시식행사를 하는 등 불끄기에 나서면서 사태가 수습된 바 있다. 제1차 광우병 파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기본적으로 남의 나라 일은 우리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육골분의 수입’처럼 남의 나라 일이 곧 우리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연결고리가 생기면 얘기는 달라진다.‘PD수첩-광우병’ 편에서 그 연결고리가 바로“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 된다”는 메시지였다고 할 수 있다. “사회자: 네. 어, 손정은 아나운서. 어, 우리, 그, 한국 사람들이 말이죠. 영국인이나 미국인 같은 서양인들보다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 이런 연구 결
PD수첩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 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하여 쟁점이 되었던 1. 다우너 소 관련 보도부분, 2.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 부분, 3.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부분, 4. SRM 관련 보도부분, 5. 협상단의 실태파악 관련 보도부분 가운데,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부분과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부분에 대한 재판부의 견해가 의료계의 판단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PD수첩이 아레사 빈슨의 치료경과는 생략한 채로 ‘인간광우병(vCJD)에 걸려 사망하였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여 오역과 사실관계의 왜곡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아레사 빈슨의 의료진이 아레사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원인을 검토하였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가장 가능성이 희박한 CJD 혹은 vCJD의 가능성만을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심재판부가, 이해당사자인 유족 측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PD수첩의 보도행태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점을 우려하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진과 환자 측이 견해를 달리하는 사건을 취재하는 경우 양측의 주장을 균형 있게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PD수첩-광우병’편에서 다룬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부분의 이슈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아레사 빈슨이 사망하기 전 오로지 vCJD만 의심됐는지, 아니면 다른 뇌질환이 의심되는 가운데 vCJD의 가능성도 같이 검토된 것인지 여부다. 두 번째는‘PD수첩-광우병’편이 부검을 통해 진단이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레사 빈슨이 vCJD로 사망했음을 기정사실로 하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줬느냐는 점이다. 첫 번째 이슈와 관련해 필자는 아레사 빈슨이 비만을 치료받기 위해 위장절제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구토증세가 나타났지만,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아무리 유족 측이 사인으로 vCJD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더라도 다른 뇌질환의 가능성을 검토했어야 한다. 특히 아레사 빈슨이 받은 위장절제수술의 후유증으로 급성 베르니케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함에도 전문가의 제대로 된 자문을 받은 흔적이 없다. 취재자료를 방송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번역해 자막으로 처리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레사 빈슨 어머니 로빈 빈슨과의 인터뷰에서“우리 딸이 걸렸을 지도 모르는(…my daug
지난주 살펴본 것처럼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가 CJD 가능성을 언급하자 그 가족은 생소한 질병에 대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찾아 공부해 CJD라는 범주의 질환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쌓게 된 것이다.‘PD수첩-광우병’편에서 소개한 아레사 빈슨 관련 모금포스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레사 빈슨의 가족은 산발형CJD(sCJD), 의인성CJD(iCJD), 가족성CJD(fCJD) 그리고 변종CJD(vCJD)등을 구분해 각각의 원인과 증상을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아레사 빈슨 어머니 로빈 빈슨은‘PD수첩’취재진과의 인터뷰과정에서도 CJD, variant CJD, a variant of CJD 등 다양한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한 로빈 빈슨의 인터뷰에서 CJD를 vCJD(인간광우병)로 자막 처리하는 등의 오역이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PD수첩’제작진은 오역소동에 휘말리게 됐다. 오역소동이 일어나자 광우병대책회의는 CJD와 vCJD가 다른 병이라는 검찰의 주장이 CJD가 vCJD의 상위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PD수첩’지원에 나섰다. 우
아레사 빈슨이 사망하기 직전, 객관적으로 가능성이 낮았음에도 미국 지역방송에서 CJD 혹은 vCJD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레사 빈슨이 사망하기 이틀 전인 2008년 4월7일 WAVY방송은‘위절제수술을 받은 젊은 여성이 건강이 악화되었는데 CJD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vCJD일 가능성도 언급했다. 앵커와 리포터는 의사들이‘아레사 빈슨의 증세로 보아 CJD 혹은 v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의사들은 메리뷰병원에 있는 한 여성의 질병에 대해 이 병에 걸릴 확률은 지금까지는 100만분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사들은 매년 미국에서 약 200여명의 CJD환자가 나온다고 합니다. 수술과정에서 감염이 되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고기섭취로 인하여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등 CJD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의학적 사실을 전하고 있을 뿐, 그들이 아레사 빈슨을 진료한 의료진인지 분명하지도 않을뿐더러 아레사 빈슨의 경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결국 방송이 전하는 내용은 가족들이 아레사 빈슨의 의료진으로부터 들었다는 주장을 토대로 구성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아레사 빈슨이 사망한 다음날인 4월10일자 WVEC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