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방사능에 쐬인 식품에 엄격하게 적용해온 상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만들어 3일 공개했다.
FDA가 여론 수렴을 위해 웹사이트에 올린 개정안은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X-레이나 전자파에 쐬인 모든 식품에 대해 상표에 반드시 이 사실을 명기토록 해오던 것을 방사능 처리 후 "외양이 변했거나 영양상에 변화가 생겼든지 혹은 소비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계속 상표에 표시"토록 규정을 완화했다. FDA는 지난 1986년부터 `방사능 식품' 상표 규정을 적용해왔다.
FDA 성명은 방사능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와 혼란을 줄이기 위해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미 의회는 해당 식품업계의 로비 등에 따라 지난 2002년 '농산물안전농촌투자촉진법'에 따라 해당 식품의 상표에 "방사능에 쐬였다"는 표기 대신 "멸균 처리됐다"는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FDA가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FDA는 해당 식품업계 등으로부터 이처럼 상표 용어를 바꾸도록 해달하는 요청이 단 한건도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의회 회계감사원(GAO)의 지난 2000년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과 야채, 달걀 등 일부 신선 식품에 적용되는 '방사능 라벨링'이 해당 식품의 많게는 10%에서 적게는 1%만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FDA는 성명에서 방사능 상표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일부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러나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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