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탈(脫) 중국화'를 내세우며 추진 중인 `장제스(蔣介石) 지우기'를 놓고 대만 정국이 시끄럽다.
대만 독립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민진당 정부는 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4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장제스 지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민진당 정부는 장제스의 호를 딴 중정(中正) 공항을 타오위안(桃園) 공항으로, 중정기념당을 민주기념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곳곳에 산재한 장제스 동상의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당과 장제스 지지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당 지지자 3천여명이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타이베이의 장제스 기념 광장을 행진했으며 민진당 정부가 장제스 전 총통의 유산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진당 정부는 장제스 기념 광장을 대만 민주 기념 공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외벽을 철거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철거 계획이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시위를 조직한 장제스 전 총통의 손자 장샤오옌(章孝嚴) 국민당 입법위원은 정부가 인종 및 정치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신들(민진당 정부)은 국가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이들과 대만 현지인들 사이에 증오를 조장, 사회를 한층 더 분열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49년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건너온 장제스는 대만에 번영을 가져온 `위대한 정치인'과 일당 군사통치 체제를 수립한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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