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할인점 운영업체인 미국 월마트에서 보안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케네스 센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서 잇따라 내부 감사 업무를 맡은 경력을 갖고 있다.
함께 일하는 조 루이스는 FBI에서 27년간 수사관으로 근무했고 준법감시담당 책임자인 토머스 진은 아칸소주 연방검사 출신이다.
30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이들을 비롯해 400여명이 몸담고 있는 월마트의 직원 비위 감사부서는 인적 구성이나 업무 모두 정보기관을 방불케 한다.
직원간 불륜 행위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해당 직원의 출장지에 따라가 호텔 방 문에 귀를 붙이는 것을 비롯해 식당에서 지불된 비용의 영수증을 수집하는 것은 물론 월마트 직원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의 소속사에 요청해 관련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 내용을 통보받기도 한다.
월마트측은 이처럼 공격적인 감사조직 운영이 거래 상대자로부터 커피 한잔도 얻어먹어서는 안된다는 엄격한 사내 윤리규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토머스 코플린 전 이사회 부회장의 공금 유용을 적발해 코플린 전 부회장이 연방 법정에서 유죄 사실을 인정하게끔 만들었고 마케팅담당 이사로 일하던 줄리 로엠, 숀 워맥의 불륜 행각을 밝혀낸 것도 감사조직이 대상자의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사례라는 것.
센서는 "수석 부사장이든 매장의 현금 수납원이든 의혹이 제기되면 같은 방법으로 규명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마트 직원에 대한 회사의 감사활동이 회사의 권위에 의문을 갖거나 경영진에서 침묵을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을 겁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공장 검수부문 현장 책임자로 일하다 2002년 해고된 제임스 린은 자신이 표면적으로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퇴직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작업 현장의 근무조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월마트를 상대로 부당해고 취소 소송을 진행중인 린은 "월마트가 미국 업계에서 최후의 '빅 브러더' 노릇을 하려 한다"며 "내보내고 싶어하는 직원과 데리고 있고 싶어하는 직원을 차별한다"고 비난했다.
역시 월마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줄리 로엠은 월마트 감사조직의 활동이 자신에 대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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