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건이 넘는 성직자들의 성추행 소송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말 파산신청을 했던 미국 샌디에이고 가톨릭 교구가 28일 사건조정 비용으로 9천500만달러를 제시했다.
원고측 변호인단은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샌디에이고 교구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83명에게 (1인당) 최고 80만달러까지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신체접촉, 자위행위를 강요당한 피해자 44명에게는 최저 17만6천달러에서 최고 57만5천달러를, 이보다 미약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16명에게는 최저 1만달러에서 최고 17만5천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교구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추가 성추행 소송에 대비해 이외에도 300만달러를 확보해둬야 한다.
지급액은 성추행 사건 당시의 피해자 연령, 성추행 빈도 및 기간을 고려해 결정된다.
샌디에이고 가톨릭 교구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애리조나주 투산, 워싱턴주 스포캔,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 교구 등 4곳에 이어 지난달 27일 성추문 소송비를 감당하지 못해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신청을 냈었다.
원고측 변호인들은 이에 대해 너무 적은 금액이라며 2억달러대가 돼야 합당한 조정액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디 교구가 지난 2005년 원고 87명에게 총 1억달러를 지급한 사례를 예시했다.
교구와의 비공개 조정협상에 참석했던 원고측 변호인단의 레이 부셔 변호사는 "너무 괘씸하다. 다섯 발자국은 후퇴했다. 한번 해보자는 의도인 게 분명하다. 길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분개했다.
교구 관계자는 "피해자를 위해 뭔가 해줘야 한다는 걸 우리도 인식하고 있지만 교구민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고려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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