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식 등록 마라톤 선수가 북녘 땅에서 사상 처음 레이스를 펼친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7)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은 다음 달 8일 오전 북한 평양 시내 코스에서 열릴 '제20차 만경대상 국제마라손(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
황영조 감독은 29일 "만경대상 마라톤 조직위원회가 통일부를 통해 공식 초청장을 보내왔다"며 "다음 달 5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북한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뛸 선수는 체육진흥공단 소속 베테랑 마라토너 제인모(31)와 길경선(26).
만경대상 마라톤대회 조직위는 황영조 감독과 제인모, 길경선, 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앞서 황 감독은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해 만경대상 마라톤 조직위에 출전 신청을 했고, 북한 최고의 마라톤팀인 4.25 체육단 관계자들에게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돌아왔다.
황 감독은 "그동안 남쪽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대회에 북한 선수가 출전한 적은 있었지만 북한에서 열린 대회에 우리 엘리트 선수들이 나간 적은 없었다. 이번 대회 참가로 남북 마라톤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경대상 마라톤대회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을 기념해 매년 개최되는 국제대회로 올해에도 중국과 동유럽, 아프리카 선수들이 다수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강변을 질주하게 될 제인모는 2시간14분대 개인기록을 지닌 선수로 총 13회 풀코스 마라톤 완주 기록을 갖고 있고 1999년 춘천마라톤과 2004년 전주군산마라톤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여섯 번째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는 길경선은 2시간21분대 기록을 갖고 있고 이번 대회에서 2시간20분 벽 돌파를 노리고 있다.
한편 황영조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북한 마라톤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는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황 감독은 "날씨가 더운 하절기에는 해발 1천500m대 고지로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북쪽 개마고원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겨울에는 남쪽 제주도에서 교차 훈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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