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방산업체가 군사용 야간투시장비 기술에 관한 비밀 정보를 중국 등에 불법으로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은 27일 미군이 사용하는 야간투시장비의 주 공급업체인 ITT인더스트리스가 관련 기술에 관한 비밀 정보를 불법으로 외국에 넘겨준 사실을 시인, 사상 최고액인 1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ITT는 미 정부의 허가 없이 야간투시장비 기술을 중국,싱가포르,영국 등 다른 나라들과 공유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abc는 전했다.
미 정부는 ITT가 국내 주요 방산 계약업체들 중 무기수출통제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국방범죄수사대(DCIS)는 연방수사국(FBI),이민청 등과 합동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ITT의 야간투시장비 생산 본부가 있는 버지니아주 로어노크시 연방 검찰도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ITT는 자사 웹사이트에 "ITT인터스트리스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물체를 볼 수 있고 야간에도 활동할 수 있는 군사,사법 및 레크레이션 용도의 최첨단 야간투시장비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케네스 웨인스타인 미 법무차관보는 발표문을 통해 "ITT에 의해 생산되는 민감한 야간투시장비는 미국의 전투 능력에 극히 중요한 것으로, 우리의 적과 우방 모두 갖고 싶어한다"며 "ITT가 이처럼 민감한 기술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한 것은 우리 국가안보 뿐 아니라 전투에 임하는 우리 남녀 군인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ITT가 정부로부터 요구받은 보고서에 핵심 사실들을 빼 국무부를 오도된 정보 속에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한 관리는 ITT가 정부로부터 야간투시 기술 개발 계약을 따냈으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국 회사들에 비밀 정보를 줘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에 협조를 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줄리 마이어스 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USICE) 국장은 "국가안보 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어떤 기업이라도 결코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우리 기술을 위험에 빠뜨리는 수출법 위반은 우리 군과 국가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abc는 야간투시가 전 세계의 미군에 전투상의 이점을 안겨주는 기술로, 미 정부의 또 다른 걱정은 중국이 이 기술의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ITT가 미군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야간투시장비를 갖춰 전투력의 이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첨단 야간투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데 5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벌금액을 경감해주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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