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란성과 이란성이 혼합된 제3의 쌍둥이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전학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미국 피닉스에 있는 배너 굿 사마리탄 메디컬센터의 산부인과전문 유전학자인 비비언 수터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인간유전학 저널(Journal of Human Genetic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일란성쌍둥이보다는 유전적으로 덜 닮고 이란성쌍둥이보다는 유전적으로 많이 닮은 "혼합" 쌍둥이가 미국에서 태어나 현재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로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가 두 개의 정자와 "이중"으로 결합한 뒤 나중에 2개의 세포로 분리돼 따로따로 자란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쌍둥이는 어머니에게서는 똑같은 유전자를 100%씩 받지만 아버지 쪽에서는 유전자를 반반씩 받게 된다.
일란성쌍둥이는 난자 하나가 정자 하나와 결합한 뒤 배아초기에 둘로 갈라지면서 2명의 태아로 자란 것이고 이란성쌍둥이는 두 개의 난자가 두 개의 정자와 따로따로 결합해 2명의 태아로 자란 것이다.
한개의 난자가 두 개의 정자와 "이중"결합한 경우는 아직까지 세상에 알려진 사례가 없다.
수터 박사는 이 "혼합"쌍둥이는 그 중 하나가 여성의 난소와 남성의 고환조직을 모두 갖고 있는 생식기모호증(ambiguous genitalia)이 나타나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 아이는 여성으로 나머지 아이는 남성으로 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터 박사는 이 특이한 형태의 쌍둥이는 정밀유전자 검사 결과 일란성과 이란성의 중간형태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수터 박사는 이 쌍둥이는 시험관수정이나 다른 형태의 불임치료가 아닌 완전한 자연임신에 의해 출생했다고 말하고 자신이 이 쌍둥이를 마지막 만났을 때는 "건강하게,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특이한 형태의 쌍둥이 출현은 우리가 쌍둥이 생성이론을 너무나 단순화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며 아마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 영원히 정체가 밝혀지지 않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쌍둥이가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수터 박사는 지적했다.
생물학자 마이클 골루보스키 박사는 유전학자들은 이러한 특이한 형태의 쌍둥이가 이론상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혼합"쌍둥이가 바로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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