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민주당은 19일 백악관 고위 관리가 3가지 기후 보고서를 181차례나 수정한 것은 기후 변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는 보편적 결론을 훼손하기 위한 집요한 시도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헨리 왁스먼 하원 정부개혁위원장은 이날 필립 쿠니 전 백악관 환경정책 담당 보좌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개최한 청문회에서 "기후 논쟁에 대해 불확실성을 주입하기 위해 백악관이 의도적으로 개입했는가 하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쿠니는 이날 자신이 일부 보고서를 수정한 것은 행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과 (보고서 내용을) 일치시키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보고서 수정 사실을 시인했다. 쿠니가 공개적으로, 집중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추궁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니의 기후보고서 검열 내용은 2005년 처음으로 불거졌으며 그는 곧바로 백악관을 떠나 엑손 모빌에 입사했다.
쿠니는 기후변화의 지역적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후모델링의 한계 등에 관한 보고서 내용을 수정한 것은 2001년 국립과학원(NAS)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개혁위원회는 또 정부 과학자들이 대중과 언론에 기후 변화를 언급하려고 할 때마다 백악관이 간섭했다고 주장한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의 제임스 한센 소장을 청문회에 참석시켰다.
1980년대 처음 기후변화 문제를 제기한 과학자 중 한 명인 한센 소장은 "내 경험으로 미뤄볼 때 과학과 대중 간 의사소통을 간섭하는 행위는 이 정부 들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센 소장은 NASA 공보팀과 끊임없이 충돌한 결과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보다 쉽게 언론에 발표할 수 있도록 NASA의 언론정책 변화를 유도해냈다.
한센 소장은 2005년 24세 풋내기 공보담당 직원으로부터 상부의 지시라며 자신이 라디오 방송에 참여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대신 다른 NASA 직원 3명이 라디오 방송에 참여했다는 것.
청문회에 한센 소장과 함께 출석한 당시 공보담당 직원이었던 조지 도이치(26)는 자신은 상부의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화당의 대럴 이사 의원은 정부 과학자들이 대외에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 일부 제한조치가 가해지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쿠니를 두둔하고 나섰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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