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단행된 검사 무더기 해직과 관련된 메일을 19일 밤 추가로 공개했으며 이 때문에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장관에 대한 사임 압력이 가중되면서 후임자가 거론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메일 가운데는 지난 2월 7일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폴 맥널티 법무부 부장관이 검사 해임과 관련해 증언한 데 대해 브라이언 로카스 대변인이 곤잘러스 법무장관의 의중을 전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로카스 대변인은 곤잘러스 장관을 수행해 남미를 여행중이었다.
그는 메일에서 "장관이 오늘 아침 맥널티 부장관이 한 말에 대해 대단히 화가 났다. 그는 부장관의 진술 가운데 일부가 사실과 어긋난다고 여기고 있다"고 썼다.
로카스 대변인은 19일 밤 성명을 통해 자신의 메일은 당시 업무 능력 문제로 해임된 것으로 여겨졌던 리틀록의 버드 커민스 검사에 대한 곤잘러스 장관의 생각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원 청문회에서 맥널티 부장관은 커민스 검사가 정치적으로 부시 행정부에 가까운 인물로 교체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네바다주의 대니얼 복든 검사가 해직되기 2일 전인 지난해 12월 7일 맥널티 부장관이 곤잘러스 장관의 비서실장인 카일 샘슨에게 보낸 메일도 공개됐다.
그는 메일에서 "복든에 대해서는 조금 언짢다"면서 "그는 1990년 이래 계속 법무부와 일해 왔고 지금 쉰(50) 살이며 정부 외에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널티 부장관은 "그가 속한 지역 검사들의 실적을 파악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이 문제를 지금 다시 거론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어젯밤과 오늘 아침 내 심경이 그렇다"고 말을 맺었다.
19일 공개된 또 다른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해임된 8명의 검사 가운데 가장 늦게 사직서를 제출했던 미시간주 그랜드 라피즈의 마거릿 치아라 검사는 이미 11월 7일 중간선거 나흘 전 맥널티 부장관의 수석보좌관으로부터 선거가 끝난 뒤 백악관에서 자신의 해임을 요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치아라 검사는 이에 선거 당일 맥널티 부장관에게 보낸 메일에서 "내가 사임을 요구받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기 바란다"면서 "나는 앞으로 맘 편히 지낼 수 있기 위해서라도 꼭 진상을 알아야 한다"고 썼다.
검사 해직과 관련해 부시 행정부는 곤잘러스 장관을 신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곤잘러스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그의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프랜시스 타운센드 백악관 국토안보고문,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 법무차관을 지낸 테드 올슨과 법무차관보를 지낸 래리 톰슨 등이다.
검사 해직과는 무관하지만 최근 '리크 게이트' 재판에서 리처드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에 대한 유죄판결을 이끌어낸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도 지난해 해임된 8명의 검사들 가운데 2명과 같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피츠제럴드 특별검사와 지난해 해임된 검사 2명에 대한 법무부 평가는 '정부에 충성심을 보이는 유능한 검사들' 보다는 낮았고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는 우유부단한 검사들' 보다는 높았다.
한편 미 상원은 법무장관이 상원의 인준을 받지 않고 검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소위 '애국법' 조항을 폐지하는 등 지난해 부시 행정부에 부여했던 검사 임면권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인터넷판으로 전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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