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이 미국 주택시장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거짓말 대출'로도 불리는 Alt.A 모기지가 또다른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CNN 머니가 19일 보도했다.
CNN 머니는 Alt.A가 신용 기록이 좋은 사람에 대해 소득 증명을 요구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서류 만으로도 모기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성격상 자영업자들이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실질 소득이 대개 신고액보다 높다는 점도 모기지업체들이 Alt.A를 선호하는 이유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Alt.A 모기지를 '신고된 소득론'으로, 심지어는 '거짓말 대출'로 부르기도 한다고 CNN 머니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Alt.A 모기지가 지난 2004-2005년의 주택시장붐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그 여파로 최근 폭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분석에 따르면 Alt.A 모기지는 지난 2003년 4.4분기 200억달러가 채 못되던 것이 지난 3분기 사이 각각 1천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현재 미상환분은 3천860억달러 가량으로 한해 전에 비해 28% 증가했다는 것이 S&P의 분석이다. 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지난해 6천400억달러 규모로 한해 전에 비해 4%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 전문가는 "집값이 상승하기 때문에 (Alt.A 모기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들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면서 Alt.A 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됐기 때문에 거품도 그만큼 빨리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 머니는 Alt.A 모기지가 성격상 거주보다는 투기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Alt.A 모기지 시장을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최대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애널리스트는 Alt.A 모기지 디폴트(채무불이행)도 늘어나기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비해서는 비율이 크게 낮다면서 60일 이상 상환 연체율이 아직은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7.5%보다는 크게 낮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Alt.A 모기지 문제가 덮어질 것으로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모기지 시장이 조정기를 겪으면서 실제로 신용도가 높은 사람도 지레 겁먹는 모기지 기관에 의해 Alt.A 모기지 신청이 거부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위축된 모기지 시장이 더욱 타격받는다는 얘기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으로 이미 타격받고 있는 모기지 기관들에 Alt.A 모기지 문제까지 겹치는 이중고가 가해지고 있는 점도 시장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한 예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에 이미 휩싸인 민간부문 미국 1위 모기지 업체인 컨추리와이드 파이낸셜의 경우 Alt.A 모기지 규모가 680억달러로 2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제너럴 모터스(GM) 산하 할부 금융사로 세버러스 캐피털이 지분의 51%를 인수한 GMAC의 경우 Alt.A 모기지 규모가 440억달러로 3위다. 제너럴 일렉트릭 산하 금융사도 4위로 28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Alt.A 모기지 시장에도 환매가 몰릴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에 못지않은 심각한 타격 확산이 우려된다고 CNN 머니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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