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과 정파는 15일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의 `4.25 무안.신안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 선언과 관련, 직접적인 평가를 자제하며 곤혹스럽고 난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4.25 재.보선 연합공천을 추진중인 열린우리당은 어려운 숙제를 받아든 듯 민주당의 입장정리, 여론의 동향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무안.신안 보선 공천 여부를 놓고 내부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민주당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나라당도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전직 대통령 아들의 무소속 출마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우리당 오영식(吳泳食) 전략기획위원장은 "김홍업씨 무소속 출마문제는 우선 민주당이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연합공천은 관련 당사자가 다 합의해야 하는 문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일단 민주당의 입장정리와 여론의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민주당은 4.25 재.보선 후보자 공모를 시작한 만큼 공모기간이 끝난 뒤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김홍업씨의 무소속 출마선언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전남 무안.신안 보선에 후보를 낼지를 놓고 내부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상열(李相烈) 전남도당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공당이 후보를 안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한 반면,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위 관계자는 "후보를 안내면 구태정치라는 욕을 듣게 되고, 후보를 내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며 "홍업씨를 민주당 후보로 영입하는 방안, 후보를 안내는 방안 등 여러 카드를 놓고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과거 전력으로 보면 언뜻 수용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민주노동당 김형탁(金炯卓)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문제가 있고 자중해야 할 사람이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자식 사랑이야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 국민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본인의 명예회복과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출마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렇다 할 말씀은 없었다"고만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