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에 의지한 101세 할머니를 때려눕히고 돈지갑을 강탈해간 강도.
미 뉴욕시 퀸즈에서 발생한 비정한 범죄가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평소 강력범죄 뉴스에 익숙한 뉴욕 시민들이 거세게 분노하고 있다.
101세의 로즈 모라트 할머니가 교회에 가려고 자신의 아파트를 나온 것은 지난 4일. 자전거를 손에 붙들고 있는 한 남자가 다가와 할머니가 현관을 나오도록 도와주는 척 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순간 강도로 돌변,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아채더니 주먹으로 얼굴을 3대 때리고 지갑을 빼앗았다. 놀란 할머니가 지갑으로 손을 뻗자 이 남자는 다시 주먹을 날려 할머니와 보행기를 땅에 내동댕이쳤다.
할머니가 빼앗긴 것은 33달러와 집 열쇠. 광대뼈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나는 강한 여자고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면서 조금만 젊었더라면 강도를 쫓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 장면이 화질이 썩 좋지 않은 흑백의 감시 비디오에 찍혀 TV전파를 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뉴욕 경찰은 이 사건에 12명의 형사를 붙여 인근 주택가에 대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 용의자가 모라트 할머니에 이어 다른 85세의 노파의 얼굴에 타박상을 입히면서 32달러와 결혼반지를 훔쳐 달아났다는 혐의를 두고 키 177cm 가량의 30대 흑인 남성의 행방을 찾고 있다.
퀸즈 주민 조 사주씨는 "내가 강도를 붙잡아 할머니가 그 놈을 때려눕히도록 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브롱스에 사는 존 브라운씨는 용의자가 마약에 따른 환각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했고, 지역 신문사에는 이런 범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편지도 날아들었다.
뉴욕주 의회는 13일 70세 이상 노인을 공격하는 행위를 현재의 경범죄에서 중죄로 다루는 안건을 상정했다.
(뉴욕 AP=연합뉴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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