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정통 코미디의 지존이자 얼굴의 '표정자체가 특수효과'로 불리는 짐 캐리가 영화 '넘버23'을 통해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짐 캐리는 영화 '넘버23'을 통해 살인의 망상에 사로잡힌 '월터 폴 스패로우'와 기억속에서 잠자고 있던 또다른 자아 '핑거링' 역을 오가며 이중적이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열연했다.
영화 '넘버23'은 모든 사물과 사건의 원리와 원인이 숫자23으로 귀결된다는 '숫자23의법칙'이 인간에게 작용해 숫자 23과 연계된 망상에 사로잡히면서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두개의 서로다른 자아가 존재하는 일종의 심리적 성향이 강한 스릴러영화다.
특히 주연배우인 짐 캐리와 버지니아 매드슨, 로건 러먼, 대니 휴스턴등이 모두 1인 2역을 소화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인공인 동물 보호소 직원 '월터 폴 스패로우'(짐 캐리)는 아내 '아가사'(버지니아 매드슨)로부터 생일선물로 '넘버23'이라는 소설책을 선물로 받게 된다. 원래 책을 가까이 하지 않던 '월터'는 책을 읽어가면서 '넘버23'에 빠져들게 되고 '숫자23의 저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소설의 주인공 '핑거링'(짐 캐리)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월터’는 책을 읽을수록 '숫자23'에 집착하게 되어 편집증 증세를 보이고 이제 자신도 책의 주인공처럼 살인을 저지를 운명이라고 믿게 되는데…
짐 캐리는 '월터'와 '핑거링'을 오가며 코미디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평범하지만 살인의 망상에 빠져 불안정한 심리를 표현한 '월터'와 냉철하고 거친 '핑거링'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
또한 '의뢰인', '타임투킬','폰부스'등을 통해 스릴러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브랜드는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를 스릴러로 풀어내 여타 스릴러 영화와 차별점을 두었다.
그러나 현실을 제외한 환상의 색채가 강해 마치 영화 '씬시티'를 보는듯한 착각이 드는것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숫자23의 법칙'과 '편집증', '살인충동'같은 리얼리티를 약화시킨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스릴러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조엘 슈마허 감독에게 악운을 가져다준 '배트맨'시리즈의 잔재가 영화 '넘버23'에 남아있는 것같아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극적반전의 묘미가 떨어지는 점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영화 '넘버23'은 '변신의 귀재'로 극찬을 받아온 배우 짐 캐리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며 반전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식스센스', '메멘토'등의 명성을 이을수 있을지는 관객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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