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7일 미 의회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대등한 수준의 한미관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벨 사령관은 북한이 인도주의적인 사업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표시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의 젊은층은 북한의 전통적인 위협을 다양하게 인식하고 있고 한국전쟁에서 미국이 희생했던 기억을 잊어가고 있다"면서 "보다 대등하고 수평적인 동맹관계를 추구하면서 오랫동안 지속해온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반드시 반미주의자는 아니라고 보지만 점진적으로 국가정책에 반영되는 강한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반미감정'이란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한미관계 정립 요구가 자칫 반미감정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벨 사령관은 대북경협 및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북한 내부에서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은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위한 촉매를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등 점진적 경제통합과 화해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런 지원들이 (북한에서)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북한에 지원하는 쌀을 비롯한 개성공단사업, 금강산관광 등의 수입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해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남한의 대북정책에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벨 사령관은 이를 계기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전작권이 전환되면 미군은 기동화하고 유연해지기 때문에 전략적 유연성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이 주도적으로 한국방위 책임을 맡게 되면서 주한미군은 해.공군 위주로 한국군을 지원하되 대(對)테러전이나 분쟁 지역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유연성을 더욱 발휘할 것이란 설명이다.
유엔사 역할 및 책임조정과 관련해서는 "한국군에 적절한 정전권한과 책임을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유엔군사령관은 전쟁억제와 전투지원에 매우 중요한 지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벨 사령관은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군사령관은 평시에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군사권한과 책임의 부조화를 야기하고 있다"며 "전작권이 전환되면 이런 부조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벨 사령관은 "유사시 전쟁물자를 동원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며 "유사시 적극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병참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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