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에 발목이 잡히고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와 맞서야 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텍사스에서 그와 함께 워싱턴으로 옮겨온 측근들의 충성도는 식을 줄 모르며 이들은 행정부 내 각 부처에서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NYT는 이들은 부시 대통령과, 그리고 서로서로 '공동 운명체'라는 의식을 갖고 부시 대통령에게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늘 그 곁을 지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1993년 대학을 갓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아 이글패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댈러스로 이주, 당시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공동 구단주였던 부시의 운전기사로 취직한 이스라엘 에르난데스(39) 현 상무부 차관보.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잠시 공백기를 가진 것을 제외하고는 에르난데스 차관보는 14년 가까이 부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에르난데스 차관보는 NYT와 인터뷰에서 "여러 면에서 나는 그와 함께 성장해 왔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역시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워싱턴까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와 국내정책보좌관에서 교육부 장관에 오른 마거릿 스펠링도 "부시의 쌍둥이 딸이 아주 어렸을 때를 기억한다"며 부시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떠올렸다.
NYT는 이른바 '텍사스 군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에르난데스 차관보, 스펠링 장관 이외에도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알폰소 잭슨 주택장관, 댄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사람으로 13년 간 부시의 곁을 지킨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은 '텍사스 군단'을 설명하는데 "우정과 충성"이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면서 "이라크전쟁이 (텍사스 군단의) 많은 이들로 하여금 대통령의 곁을 지키게 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출신 측근 인사들이 충성도를 유지하고, 또 이들이 행정부 내 요로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데는 부시 대통령의 '용인술'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뉴욕대학의 폴 라이트 교수는 역대 대통령이 예외 없이 사설고문단을 뒀지만 부시 대통령만큼 전략적인 대통령은 없었다면서 "그들은 정치 초년병 때부터 부시가 길러온 정치적 '자녀'와 다름없기 때문에 믿기 힘들 정도로 충성심이 강하고 자신의 생각을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트 교수는 그러나 바로 이러한 점이 '텍사스 군단'의 약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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