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9일 특별사면 대상에 경제인이 대거 포함된 데 대해 '기업의 기 살리기' 측면에서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준법경영에 힘쓸 뿐 아니라 당면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등 경제계가 그동안 사면을 희망온 주요인사들이 빠진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이하여 내려진 기업인 사면조치가 기업의 사기진작과 경제활력의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제5단체는 "사면복권된 기업인들이 심기일전하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헌신해 줄 것으로 믿으며, 이번 사면에 포함되지 못한 기업인들에게도 빠른 시일 내에 사면이 이뤄져 이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5단체는 "앞으로 준법경영에 더 힘쓰고 투자와 경영활동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 사면조치를 계기로 기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난 극복과 선진국 도약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기업인 사면폭이 상당히 크게 이루어진데 대해 환영한다"며 "다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상징성이 큰 주요 기업인들이 더 많이 사면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이승철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인들이 사면된 데 대해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김 전 대우회장이 제외된 데 대해 특별히 아쉬움을 표했다.
이 본부장은 "김 전 회장의 경우 대우그룹 회장으로서, 전경련 회장으로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어찌보면 'IMF 체제'의 마지막 희생양이라는 점에서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상징적인 의미가 큰 김 전회장이 사면됐더라면 정부의 경제정책을 바라보는 기업인들의 시각이나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임종수 정책본부장은 "어려운 경기에도 열심히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반가운 일"이라며 "특히 그동안 대기업 총수나 정치인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인과 영세상공인들이 사면대상에 많이 포함된 사실은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세업자나 중소기업인 경제사범은 열악한 경영여건 때문에 근로기준법이나 부정수표단속법 등을 위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사면을 확대, 경제활동으로 다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횡령과 분식회계 관여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박용성 전 회장이 사면된 데 대해 "다행스럽고 반가운 조치"라며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상그룹은 비자금 조성으로 복역중이던 임창욱 명예회장의 사면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으나 오너 부재 경영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임 명예회장이 오너로서 인수.합병이나 인사 등 경영상 중요사항을 결정하고 진행해왔는데 구속수감 이후 이런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 상당히 지체됐었다"며 "앞으로 사업 추진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의 사면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언급을 자제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 경영활동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활동 가운데 불법적인 부문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기업에게 기를 살려준다는 차원에서 사면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이들이 파렴치범도 아니고 일단 잘해보자고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겠지만 앞으로 투명경영을 하면서 기업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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