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제 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간의 회담이 9일 오전에 청와대에서 열렸다.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는 회담을 갖기는 1년반만에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민생회담을 제안한 것을 노 대통령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올들어 가장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헌은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고 민생에 대해 주로 논의하기로 합의했었다.
강 대표는 회담장인 청와대 백악실에서 노 대통령이 입장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기자들이 '이번 회담에서 개헌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생각입니까"라고 묻자 "일단 분위기를 봐야죠"라고 말해 개헌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회담에 앞서 노 대통령과 강 대표간에 오간 대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측에서 이병완 비서실장, 변양균 정책실장, 정태호 정무팀장과 한나라당에서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 전재희 정책위의장, 나경원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 10시에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면서 강 대표,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 전재희 정책위의장, 나경원 대변인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어서오십시오"라며 환대했다.
이어 자리에 앉아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환담을 나눴다.
- 강 대표 : 오랜만입니다.
▲ 노대통령 : 예. 여러번 청을 드렸더니 정성이 통했습니다.
- 강 대표 : 오히려 제가 여러번 청을 드렸지요. 1년 반만에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만나는 거지요. 그 때도 대연정, 소연정 그런 것을 얘기했는데, 진짜 민생문제로 뵙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노 대통령 : 좋은 대안을 주십시오. 대안이 있는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빠진게 있으면 또 열심히 해야죠.
- 강 대표 : 주말에 유럽가신다고요.
▲ 노 대통령 : 민생과 관련 없는 거지요
- 강 대표 : 그것도 민생과 관련 있지요. 외국인 투자가 저조하다는 보도가 있는데 가셔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도록 좋은 성과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 노 대통령 : 아주 다행입니다. 민생과 관련 있다고 평가해주신다면 대통령도 한결 편하지요.
- 강 대표 : 대통령이 움직이는 게 국정의 중심이고 다 민생과 관련이 있는 거지요.
▲ 노 대통령 : 어디까지가 민생인지 한번 토론해 봅시다.
- 강 대표 : 개헌 빼고 다 민생이지요.(참석자들 웃음)
▲ 노 대통령 : 민생 아닌 것이 없지요. 요즘 ‘부의 미래’(엘빈 토플러)라는 책을 보는데, 메모를 했습니다. 좋은 문구가 있어서...사람들이 경제정책만 말하는데 선진경제는 선진사회에서만 이뤄집니다. 선진사회를 말하지 않고 선진경제를 말하는 것은 짧은 생각입니다. 59페이지에 있습니다.(참석자들 웃음) 우연히 어제 메모했습니다.
- 전재희 정책위의장 : 대통령이 진작 알고 계신거 확인한 것 아닙니까.
▲ 노대통령 : 내 말을 안 믿으니까 유명한 학자의 말을 빌렸습니다.(참석자들 웃음)
경제는 경제정책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사회정책, 사회자본, 안보문제를 다 같이 해야 합니다.
- 강 대표 : 정치 경제 안보가 다 민생이지요. 백성 등 따시게 하는게 경제이고 민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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