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방북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난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7일 "북한은 약 한달 정도면 다시 재가동 시킬 수 있는 수준의 핵동결을 원하지, 원자로를 재가동하는데 1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수준의 핵동결에 합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북한)이 말하는 첫 단계 조치의 핵동결이란 비교적 빨리 재가동이 가능한 상태의 동결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계관 부상은 핵동결 조치 이후 다음 단계에서는 반드시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북한은 경수로 사업이 다시 시작되기 전까지는 핵동결 이상의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동결 바로 다음 단계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 임기 말까지 더 이상의 회담 진전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은 5㎿ 원자로 뿐 아니라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선화학실험실도 동결할 의지를 갖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수용할 의사도 밝혔다"며 "이러한 조치에 대한 북한이 원한 대가는 우선 전력으로 그 양은 94년 제네바 핵합의 수준보다 많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 "북한은 전력을 이웃나라에서 송전받아도 좋고 중유의 형태로 지원받아도 좋다는 입장이었다"며 "북한은 전력 외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법적 걸림돌 제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은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미국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면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 문제가 해결된 후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문제도 미국 측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이번 방북 기간 중 만났던 여러 북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명확히 밝혔던 것 중 하나는 북한도 이웃 나라들처럼 핵을 이용한 전력 생산을 원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moon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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