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힐러리'가 미국의 힐러리에 비해 대통령이 될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인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부인이자 상원의원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가 남편 만큼이나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에 남편을 대신해 출마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남편인 빌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정치적 야망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반면 키르치네르 부인은 남편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탄탄한 정치적 경력을 쌓아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녀는 또 최근 프랑스의 여성 대권 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참모들만 데리고 프랑스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 성향의 신문 라 나시온은 크리스티나의 외교 경력 부재를 지적하면서 "파리는 크리스티나의 시험대"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부인의 이런 행보에 따른 그녀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대체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별명인 '펭귄'의 스페인어 남녀 성을 사용해 "펭귀노나 펭귀나 중 한 사람이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 부부의 지지율은 60%를 웃돌고 있어 현재로서는 어떤 후보가 나서도 결과는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재선 또는 그의 부인 크리스티나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키르치네르가 재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부인에게 대권을 '양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는 것은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한 차례 이상 재선에 나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크리스티나가 대통령에 출마해 당선되면 둘이 번갈아 가면서 16년간 대통령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추측이 그것이다.
키르치네르의 인기는 추락했던 경제가 서서히 되살아난 덕분이어서 경제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는 한 키르치네르 부부의 인기는 고공행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이미 친미 신자유주의자로 낙인찍힌 우파의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이나 좌파의 엘리사 카리오 하원 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한 자리 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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