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이 이라크 민병대에 개입하고 핵개발을 포기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란에 공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걸프 해역에 군사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라크, 레바논에서의 이란 행동에 대해 훨씬 더 공세적으로 응수하겠다고 천명했다.
양국간의 현재와 같은 막후 대결은 까딱 잘못하면 전면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결은 지금 이라크를 무대로 벌어지고 있다. 이란은 걸프 지역에서의 미국 주도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란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라크 총리를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란과 미국은 말로뿐만 아니라 이제 서로 펀치를 날리고 있다. 지난 20일 카발라 지역에서 미군 4명이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군 1명은 전투중에 사망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사건은 이란 요원들이 자행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지 않다면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적들의 무기와 복장 등을 종합해 볼 때 매우 치밀하고 보통 볼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한 것에 미뤄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발라 사건은 미군이 이라크 북부에서 이란인 5명을 구속한 것에 대한 보복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부 이르빌에서 검거된 문제의 이란인 5명중에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 2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시아파 민병대에 무기를 제공하며 훈련도 시켜주는 등 지원해왔다는 것이 미국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라크와 이란측은 이들이 외교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진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대결 결의는 어느 때보다도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이란의 준동을 분쇄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을 침공할 계획은 없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NPR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라크에서 군사적 행동을 강화해 우리 군인과 이라크 국민들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란이 이라크에서 시아파 민병대에 무기를 제공하는 한편 군사훈련을 시켰으며 이로 인해 미군이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에서 서열 2번째인 레이먼드 오디네로 중장은 지난 30일자 유에스에이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카튜사 로켓,로켓발사 수류탄등 강력무기의 일련번호를 추적해 보면 이란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무기가 이라크로 밀반입되는 것을 막기하기 위해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경계비행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걸프 해역에 군사력 주둔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이란을 겨냥한 무력시위라 할 수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 1척을 추가로 현지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패트리엇 미사일도 배치중이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이라크 새 전략을 발표하자 이란측은 미국이 이란을 침공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과 대결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에 가까운 일간 카이한은 지난주 만약 미국이 어떤 도발을 해오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 이익을 공격하는 등 가차없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이어 미국이 공격해 온다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지옥'을 경험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전문가 레이 타케이는 이란은 미국의 힘에 대해 "건강하지 않게" 경시하고 있으며 이것 때문에 "오산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결국에는 이것 때문에 상호대결의 위험성은 더 높아진고 지적했다.
이란 문제의 권위자로 알려진 게리 식 교수는 미국은 이라크에 집중되어 있는 세계적 관심의 분산을 꾀하고 있으며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 이스라엘과 보수성향의 수니파 아랍국가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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