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초 주요 포털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의 인물정보에서 출생지 표시가 논란이 되어 한바탕 논란이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하고 지난 8일 사실확인을 위해 네이버, 다음, 엠파스, 파란등 주요 포털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었다. 비교적 빨리 담당자와 통화된 다음과 달리 다른 포털사들은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다”는 상담요원의 답변만 들을수 있었다.
주요 포털들은 상담직원들만을 내세워 취재를 위한 사실확인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포털사들의 상담요원들은 매뉴얼대로 행동했고 그들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자의 집요한 추궁에 말실수(?)를 했다는 것 뿐이다.
상담요원의 말실수는 파란닷컴에서 일어났다. 오전 10시경 파란닷컴과의 통화에서 상담요원에게 이명박 전 시장의 출생지 삭제 이유에 대해 묻자 “잠시후 직접 연락 드리겠다”고 전한뒤 곧이어 걸려온 전화로 “1월 5일 출생지 삭제 요청이 있어 서버담당자가 삭제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그렇다면 누가 삭제 요청을 했기에 삭제가 된 것인가”란 질문에 상담요원은 “알수 없지만 누군가의 요청에 의해 삭제 되었다”고만 답변했다. 그렇다면 불특정 개인이 요청하면 특정 인물의 정보가 수정되는가란 질문에는 “불가능하다”고 답변했고 알 수 없는 개인의 요청에 의해 삭제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파란닷컴이 자의적으로 삭제조치한 것으로 볼수 있는가란 질문에 “이명박 전 시장과 관련있는 개인의 요청이었다”고 답변했다.
이미 이 같은 사실을 기사화했고 후속 기사를 준비중이던 기자에게 파란닷컴의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파란닷컴측은 절대 이명박 전 시장측의 요청이 아니라고 답변했다”고 주장했지만 “담당자와 연결할 수 없다는 상담요원에게 취재로 인한 사실확인으로 요청한 결과 상담요원이 이명박 전 시장과 관련이 있는 개인의 요청이었다고 답변했다”는 기자의 말에 “상담요원이 실수를 한 것 같다. 삭제 요청은 네티즌들의 요청이었다”며 “상담시스템이 아웃소싱으로 되어 있어 상담요원이 실수한 것이다”라고 뒤늦은 해명을 했다. 또한 즉시 담당자가 연결되지 않은 내부시스템에 대한 오류도 스스로 인정했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측은 “절대 사실무근이다. 이미 출생지에 대한 것은 명확히 드러나 있는데 뭐 때문에 숨기려 하겠는가”며 “삭제 요청도 없었고 포털과의 접촉조차없었다”고 답변했으며 논란의 시작과 함께 시종일관 같은 답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미 60만부 이상 나간 자서전에서 일본 태생이라 밝혔는데 숨기고 말게 뭐가 있는가"라는 말까지 했다.
어렵사리 연결된 네이버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신년초 업데이트 과정에서 네티즌들의 요청에 의해 출생지를 일본으로 표시했다가 뒤에 논란이 되어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해 잠시 삭제조치했다”고 전했고 “사실이 확인되면 정확히 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주요 포털중 네이버에만 출생지가 표시되어 있다. 반면 파란닷컴의 검색 관계자는 출생지를 다시 명기하려면 이명박 시장 측의 정식 공문이 있어야 한다는 답변을 했다. 실제로 빅뉴스는 파란닷컴측에도 정확한 정보 수정을 위해 출생지 정정 등록을 신청해 놓았으나 파란닷컴측은 여전히 표시하지 않고 있다. 삭제는 네티즌의 요구로 할 수 있지만 첨가는 당사자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 이런 파란닷컴이 어젯밤 갑작스레 이명박 시장의 출생 관련 오마이뉴스 기사를 메인에 올린 것도 어색한 일이다. 검색서비스의 실수를 뉴스로 만회해보려는 것일까?
반면, 다음과 엠파스등은 이명박 전 시장의 프로필이 업데이트되어 내부 DB업데이트 과정에서 삭제 되었으며 이명박 전 시장의 프로필만 업데이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의 출생지가 사라진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네티즌들의 요청과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유독 이명박 전 시장의 인물정보만 업데이트가 되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점이다. 어떻게 5대 포털에서 동시에 각기 다른 이유로 유독 이명박 시장의 출생지만 삭제되었단 말인가.
미디어 전문가들은 포털사에게 더욱 투명한 운영을 요구한다. 그러나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담당자와 통화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은 포털들이 과연 투명한 운영을 할 의지라도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포털이 누구의 사주를 받아 정보를 조작하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 포털 측의 태도는 "우리가 무슨 뉴스를 선택하든, 어떤 정보를 삭제하든 묻지마"라는 식이다.
이러한 검은 장막에 쌓인 포털의 운영 탓에, 시종일관 일본에서 태어난 게 뭐가 문제이며, 포털의 정보에 관심도 없다고 답변한 이명박 시장 측의 피해만 더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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