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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처세의 달인(?)’ 동의 못해”

20일 ‘대학생들과의 만남’, 첫 주자 고건 전 총리


 “‘행정의 달인’은 ‘일 짱’이라는 얘기 아닙니까? 정부의 국정운영을 불안하게 생각해 나온 얘기 같습니다. 그러나 ‘처세의 달인’이라는 말은 동의하지 못합니다. 공직을 시작할 때부터 줄서지 않았으며, 정당에 속해있는 정치인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나라에서 필요로 할 때 들어갔다 일을 마치고 나간 것이 7번…그래서 제 호가 '다시 백성으로 돌아왔다'는 우민(又民)입니다.”

*사진설명 :고건 전 국무총리 ⓒ빅뉴스/황문성

 고건 전 총리가 20일 오후 3시 서강대 다산관에서 ‘대학생과의 만남’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헤럴드미디어 주최로 홍정욱 사장과 대담형식으로 열린 가운데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추억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진솔한 얘기가 이어졌다.

 고 전 총리는 '결단력이 부족하다', ‘세 번의 기회를 놓쳤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정치는 그때그때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5.31지방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지방선거는 주민자치에 일꾼을 뽑는 자리인데 우리나라는 지방선거에 너무 중앙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본질을 왜곡하다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7.26재보선에서 민주당 조순형 의원에 맞서 여당후보로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 “누가 그런 아디디어를 제공했으나, 공식적으로 권유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정치에 있어 자유 민주, 경제에 있어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것은 '개혁적 보수'고, 사회적 약자 보호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겠다는 측면에서는 '합리적 진보'”라며 “극좌, 극우의 색깔을 분명히 하지 않고, 정중앙에서 중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비상계엄령 당시 잠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1980년 5월 17일, 신군부가 탱크로 국무회의장을 포위했고, 이에 대해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서 찬성하지 않아 사표를 내던지고 칩거했다”면서 “그 후 청와대에서 사표보류를 2, 3번 받고 결국 사표수리로 결말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수석비서관으로 남아 참여하느냐. 사임하느냐. 양자택일 중 사임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탄핵 국면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 전 총리는 “국내외 증권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안보불안 사태가 예고됐으나 법률규정, 매뉴얼지침이 없어 졸지에 권한대행인 내가 언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었다”며 “국가의 위기현장에 국가관리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외교가 중요해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을 찾아 외교안보정책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 급히 해외 공관에 타전하고 특히 6자회담 대상국가 미,일,중,러는 외교부 장관과 직접 통화하라고 지시했었다”며 “반기문 전 장관이 미 국무성에 의해 ‘탄핵사태의 평가는 국내사정’이라는 중립적인 논평을 이끌어냈다”며 높이 평가했다.

“명륜탕(?)에 가면 매일 볼 수 있다”

 “아직도 호텔사우나 보다는 대중목욕탕이 편해 매일 5새벽, 목욕탕에가 동네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합니다. 한 번은 어떤 분이 저를 알아 보고 아래위로 쳐다 보길래 윙크를 보냈더니, 달려와 “고 총리하고 진짜 닮았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설명 :고건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헤럴드미디어 주최로 열린 대학생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빅뉴스/황문성

 고 전 총리는 중간 중간 소탈한 일상생활에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건강과 관련, “매일 목욕탕에 가서 요가를 하고, 아직도 30대의 허리의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혈액형을 묻는 질문에 당당하게 “‘B형’이라서 그런지 치밀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자연스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사연을 좋아하고 영화배우는 JSA의 이영애, 살인의 추억, 괴물의 송광호, 웰컴투동막골의 신하균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그는 주량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술이 소주, 생맥주 두 가지인데 주량으로 치면 소주는 한 병정도, 소주와 맥주를 잘 배합한 화합주 3잔정도”라며 “명지대 총장시절 학생들과의 대화가 없어 호프미팅을 시도했고, 지금도 레츠고 회원들과 호프미팅을 가진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첫사랑과 관련, “1956년 대학 1학년 시절 문학동아리에서 남 대표와 여대표로 만나 연애해 대학 4학년 때 결혼했다”며 “지금 아내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애처가는 맞지만 꼼짝 못하는 공처가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는 “아들 셋 중 전자공학을 전공한 첫째 아들은 대학교직을 희망했지만, 소프트웨어 벤처사업을 하고, 둘째는 평범한 회사원, 셋째는 자영업을 하고 있다”며 “셋째는 딸을 희망했으나 실패해 며느리를 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큰 손주가 중2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 사자성어를 공부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 전 총리는 99년 작고한 아버지, 고형곤 박사에 대해 “아버님이 야당 국회의원으로 군정반대를 선봉해 행정고시 합격 후 3년 반 이 지나도 보직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며 “동료들 다 받았는데도 저만 받지 못해 홧김에 술도 많이 먹고 고뇌하기도 했으나 인간적으로 성숙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 문제는 ‘공급부족’과 ‘세금폭탄’”

 “현 정부산 정책 실패는 첫째, 강남이라고 하는 국지적 특수지역을 잡기 위해 전국부동산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둘째, 수요공급의 시장의 경제원리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을 너무 규제에 의해 풀어나간 반면, 공급확대가 병행되지 않았습니다. 또 수요억제방법으로 세금폭탄 등 규제일면도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편 대담이 끝난 후, 학생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고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초대총리로서 ‘공(功)과 과(過)’를 평가해달라는 학생의 질문에 “임기를 마친 뒤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선거를 통한 평가가 부정적 비판적이었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대총리, 권한대행으로서 참여정부의 국정난맥과 정책실패가 송구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정부의 부동산 문제와 관련, “국민들 기초생활에 전력투구해 집 없는 사람들에게 '작지만 내 소유의 집'을 마련할 수 있게 싼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고, 중대형아파트의 다양한 공급이 이뤄질 수 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이 시장의 원리에 의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른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된 점에 대해 고 전 총리는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국민들이 저에게 거는 기대는 이미 검증된 국정운영능력, 국민통합능력을 국민들이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생과의 만남’은 한나라당 손학규 전 지사(21일), 이명박 전 시장(24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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