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서 지지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장점을 홍보하는것 못지 않게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종교계를 잡아라" = 40%를 넘는 지지율을 나타내며 독주를 계속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최근 종교 문제에 대해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개신교 장로로서 그동안 종교적 `편향성 시비'에 휩싸인 적이 있는 만큼 종교 문제가 자칫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 불교와 천주교 등 타 종교에 대한 '포용력'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鄭鎭奭) 추기경,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智冠) 스님을 잇따라 찾아 신년하례를 한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 이 전 시장은 특히 신도수가 많은 불교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방문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신흥사, 백담사, 낙산사 등 유명 사찰 세 곳을 찾았고 지난 4일에는 불교계 재단이 운영하는 노숙인 시설에서 '방한복 나눠주기 행사'도 했다. 지난 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면서도 일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도 기독교인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각되는데 대한 부담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근혜, "여성도 할 수 있다" = 박 전 대표는 최근 신년인사회에서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해 새로운 도약을 이룬 것처럼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중병을 고쳐놓겠다"며 `한국판 대처리즘'을 강조했다. 여성으로서 늪에 빠진 영국 경제를 회생시키는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철의 여인'이란 애칭을 얻은 대처 전 총리를 벤치마킹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지난해 10월 북핵 사태 이후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도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가 "여성이 이런 난국을 풀어갈 수 있을까"란 우려때문이었다는 점을 의식한 것.
캠프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란 이유를 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 전 대표가 작년 말 안동의 향교를 방문해 대표적 보수층인 유림 대표들과도 면담한 것도 여성에 대한 보수층의 선입견을 깨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여성이라 안된다'는 선입견을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긍정론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손학규, "대중성을 높여라" = 손 전 경기지사의 최대 고민은 대중성이다. 전문가 등 식자층의 높은 지지도가 일반국민으로 확산되지 못한 원인을 낮은 대중성이 라고 보고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손 전 지사는 최근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차별화된 정책과 발언을 연일 내놓으면서 대중성 강화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말한데 이어 노 대통령이 역점사안으로 추진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시한인 3월까지 체결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합칠 것을 주문,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올들어서도 그는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성이 배제되고 과실이 있을 경우 찬성하겠다고 나섰고 국민연금을 담보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국민연금연동 주택융자제도'를 통해 무주택자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당 지도부-대선주자 간담회에서 "대선주자들의 줄세우기가 횡행하고 있다"며 이 전 시장 측을 겨냥하는 '폭탄발언'을 해 오랜만에 `뉴스의 중심'에 서기 도 했다.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에 대한 '큰절 세배'로 논란을 일으킨 원희룡(元喜龍) 의원도 자신의 취약점인 영남 보수층을 의식한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승관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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