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첫 주말인 6일 전국 국립공원의 입장료 징수가 폐지된 가운데 공원내 조계종 산하 주요 사찰에서는 문화재 관람료로 인한 마찰이 빚어졌다. 그러나 많은 눈이 내리면서 등산객이 크게 줄거나 입산이 통제되기도 하는 바람에 당초 우려했던 정도는 아니었다. 전국 주요 사찰들에 따르면 올초 문화재 관람료를 2천200원에서 3천원으로 올린 화엄사 매표소에는 "왜 관람료가 올랐느냐"며 따지듯 묻는가 하면 "관람료가 너무 비싸다"며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탐방객들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 설악산 국립공원도 일부 등산로가 통제되면서 평소보다 적은 4천여 명의 등산객이 찾은 가운데 신흥사 측은 기존 국립공원 매표소와는 별도의 매표소를 마련해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요금을 징수했다. 이 때문에 신흥사 매표소 관계자들과 등산객들 사이에 말싸움이 빚어졌으며 3곳 의 탐방로가 있는 경북 주왕산 국립공원내 대전사 쪽 탐방로에는 일부 등산객들이 관람료(2천원) 징수에 항의하다 마지 못해 돈을 내는 모습도 보였다.
강원도 오대산 국립공원에서도 월정사측이 문화재 관람료를 전담 징수했지만 눈에 띄는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또 3곳의 탐방로가 있는 경북 소백산 국립공원에서는 희방사쪽 탐방로만 문화재 관람료(성인 기준 2천원)를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등산객들이 희방사가 아닌 다른 탐방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일부 등산객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것을 틈타 문화재 관람료를 기존 1천 800원에서 2천500원으로 인상해 징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관람료 지불을 거부하거나 거친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는 없었으며 사찰 관계자들은 탐방객들에게 관람료 징수의 당위성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등 애를 먹었다.
월정사 관계자는 "과거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항목 가운데 문화재 관람료가 별도로 포함돼 있었으며 관람료를 신설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 "며 "국립공원 곳곳에 문화재가 산재한 만큼 문화재 관람료 징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가야산 국립공원내 합천 해인사와 지리산 국립공원내 하동 쌍계사에서도 각각 2천원과 1천600원의 관람료를 징수했지만 탐방객들은 별 불만 없이 관람료를 지불했다.
사찰 측 직원은 "탐방객들은 오히려 1천600원하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아 결과적으로 값이 싸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 내린 많은 눈으로 강원도내 주요 국립공원과 지리산, 속리산 등 유명산 주변 국립공원 등이 입산이 통제되거나 등산객이 크게 줄어 문화재 관 람료를 둘러싼 등산객과 사찰 측의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보은.춘천.구례=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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