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 남부 한 소도시의 흑인 시장이 취임 며칠 만에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과 검시관은 자살이라고 판명을 내렸고 유족들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살인을 주장하고 있다.
뉴 올리언즈에서 서쪽으로 200마일 떨어진 웨스트 레이크 시. 올해 57세의 흑인 제럴드 워싱턴은 주민 4천500명 가운데 백인이 80%나 되는 정유산업의 도시 웨스트 레이크 시에서 지난 가을 69%의 지지를 받아 시장에 당선됐다.
워싱턴 시장은 구랍 30일 낮시간에 시장 업무을 익히면서 보냈다. 초저녁에는 평소 그가 즐기던 경마장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그런데 불과 몇시간이 경과하지 않은 저녁 10시 쯤에 인적이 드문 한 주차장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과 검시관이 자살이라고 사인을 밝히자 유족들과 친지들은 워싱턴 시장이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검시관은 권총에서 나온 숱검정이 상처부위의 깊속한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뤄보아 총부리를 가슴에 대고 방아쇠를 당긴 것이 틀림없다고 해석했다. 그리고 자살자들이 머리에 총을 발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가슴에 쏘아 죽는 것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시관은 자살은 어디까지나 추정으로 어떤 유서나 증거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유족들은 시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 차원에서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주 경찰은 다시 검시를 하기로 하고 시신을 일단 주도 배턴 루지로 옮겨논 상태이다.
워싱턴 시장의 아들 게로스키는 한 지방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어떤 것은 빨리 하고, 어떤 것은 빨리 하지 않는 등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정유공장에서 감독관 생활을 했으며 시위원으로 12년간 활동한 후 시장에 당선됐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할리 데이비슨 오트바이를 즐겨 탔으며 항상 미소를 머금고 다니는 등 주위 사람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웨스트 레이크<美 루이지애나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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