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2가지 치료제가 심장기능을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발견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5일 전했다. 밀라노 소재 ICP 파킨슨 센터와 ICP 심장회복학 부문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 치료제인 케이버골라인(cabergoline)과 퍼골라이드(pergolide)를 투여한 환자들 중 26.8%와 23.5%가 각각 심장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버골라인과 퍼골라이드는 둘다 `에로골라인 도파민 작용제'(erogoline dop amine agonists)로 분류되는 파킨슨병 치료제이다. 이들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 155명을 포함한 245명의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첫째 그룹에는 케이버골라인, 둘째 그룹에는 퍼골라이드를 각각 투여하고, 세번 째 그룹에는 아무것도 투입하지 않았다. 아무런 치료제도 쓰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단지 5.6%만이 심장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상실험 환자의 상당수가 에로골라인 도파민 작용제로 치료를 받은지 불과 3∼6개월 사이에 심장 손상을 겪기 시작한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그 기간 이 훨씬 더 긴 것으로 분석됐다.
두 연구팀 중 하나를 이끈 쟈니 페졸리 박사는 "이런 결과들은 에로골라인 도파민 작용제를 쓰는 환자들은 가능한한 조속히 그 작용제의 투약을 중단하는 게 중요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20만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최소한 2만∼3만명이 에로골라인 도파민 작용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4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영국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 1만1천417명에 대한 임상기록을 검토.분석한 결과, 퍼골라이드를 투약한 환자는 7.1배, 케이버골라인을 투약한 환자는 5배 가까이 더 심장 손상을 겪을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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