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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야당, 정권교체 하겠다”

<김경재 업코리아 인터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 선출해야”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7년 신년 정국은 정계개편 즉, 새판짜기 구상으로 분주하다. 기존 정치판을 뒤흔들어 판세 변화를 모색하려는 열린우리당과 기존 판세를 유지하려는 한나라당 사이에 원내 의석 11석의 민주당이 있다.

*사진설명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새로운 역할을 찾겠다고 강조한 김경재 전 의원 ⓒ김경재

민주당의 정치적 위상은 복잡하다. 민주당을 범여권으로 분류하는 언론을 향해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민주당은 야당”이라고 항변하지만 민주당을 범여권이 아니라고 인정해주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 이같은 상황이 민주당의 딜레마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을 제대로 보는 것이 2007년 정치판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정계개편의 정국에서 민주당의 선택이 정계개편의 대세를 좌우할 수 있고 정계개편의 파괴력 여부는 곧바로 12월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가치는 의석수와 무관하게 치솟고 있다.

본보는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선택’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았다.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을 지낸 김경재 전 의원이다. 15대 16대 지역구 의원 (전남순천)을 지내고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살린다'는 명분을 내걸고 서울 강북에 출마를 강행, 고배를 마신 뒤 정치적 재기를 모색중인 김 전 의원의 여의도 사무실은 요즘 무척 바쁘다.

지난 1일 새 해 첫날에는 1백50여명이 넘은 민주당 인사들이 찾아와 민주당 고유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홍어 파티를 열기도 했다. 대법원에 의한 한화갑 대표의 퇴진 이후 김 전 의원의 사무실을 찾는 인사들이 부쩍 늘어난 것은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되는 전당대회 때문이다.

민주당은 2월이나 3월 중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새 지도부는 민주당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정계개편 정국을 슬기롭게 대응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화갑 대표 이후 민주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전당대회 없는 비대위 구성안이 제기 되기도 했으나 "당원에 의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구성해야 만이 뒤탈이 없다"는 명분론이 앞서 전당대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재 전 의원을 통해 민주당의 고민과 선택을 물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당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언제 쯤 전대가 열릴 것 같습니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분위기가 전대 개최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현재의 상황입니다. 전당대회는 당헌 당규상 2월에 열리기로 되어있는데 일부에서 전당대회를 생략하고 집단지도체제 성격의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해 의견 조율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위급할수록 정도로 가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내주 중으로 당론이 집약될 것으로 압니다.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들의 논리는 무엇입니까?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발전적 해체를 할 수도 있는데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를 열 경우 자칫 당권 싸움을 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보여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범여권 통합이나 중도개혁 세력 통합을 해야 하는데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는 시간 낭비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전당대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차대한 당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를 앞두고 정통성 있는 당 지도부를 당원들에 의해 선출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정계개편은 민주당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의미라고 보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끝난다고 보는 시각에서 볼 때 전당대회가 불필요할지 모르지만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때는 반드시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계개편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정계개편에 앞서 민주당 자체가 내부적으로 체질개선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 방법으로 당원에 의한 '정통성 있는 지도부 선출'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민주당내 친고건 인사들이 전당대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꼭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언론에 알려진 대로 고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이 전대없는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선과 관련해 어차피 고건 전 총리가 대안일 수밖에 없는데 고 전 총리에게 일찍 힘을 실어주자는 논리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김 전 의원님도 친고건 인사로 분류되고 있는데 왜 당내 친고건파와 입장 차이가 있습니까?

저를 친고건파로 분류하는 것을 꼭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그 분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거든요. 그렇다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을 하면 고건파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전당대회를 열어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선출한 다음에 민주당을 정상적인 당 조직으로 조직화 한 다음에 당원들의 의사에 따라 정계개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서 유리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민주당의 정신을 지켜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 입니다.

전당대회 이후에 고건 전 총리를 돕겠다는 뜻인가요?

현 단계에서 특정인을 앞세우는 것도 전략상 맞지 않다고 봅니다. 반드시 고건 전 총리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물론 고 전 총리가 유력한 대안일 수 있지만 지금부터 인물 중심의 정계개편을 구상하는 것은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고건 전 총리가 이미 신당을 만들었거나 이에 준하는 정치 결사체를 만들었다면 모르지만 아직도 고 전 총리는 준비운동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여 민주당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습니다. 만약 고 전 총리가 민주당에 입당했다면 전략은 매우 간단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고 건 총리의 행보가 구체화 되지 못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먼저 나갈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가지 추가하자면 고 전 총리도 "내가 반드시 대통령 되겠다'고 말한 적이 아직 없습니다.

고건 전 총리는 원탁회의를 제안해 놓고 있고, 국민통합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선언해 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열린우리당이 ‘질서있는 변신’이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2월 14일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때문에 고 전 총리의 구상에 상당한 차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에서 일부 세력들이 이탈해 원탁회의에 참여해 줄 것으로 기대한 것 같은데 열린당이 2.14 전당대회에서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독자적으로 범민주세력 대통합 신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바람에 고 전 총리가 사실상 외롭게 된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이 판을 만들고 그 속으로 고 전 총리에게 들어오라고 할 것 같거든요.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주도의 정계개편 프로그램에 쉽게 참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을 승계한 것 같은 이미지를 좋아할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을 승계하거나 비슷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민주당은 고 전 총리와 함께 큰 뜻을 결코 도모할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주장에 의하면 민주세력 대통합신당에 민주당도 통합대상인데요?

*사진설명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전북 도지사에 출마한 정균한 전 의원 지원유세에 나선 김경재 전 의원 손봉숙 의원과 조순형 의원도 함께 했다. ⓒ김경재

민주당은 이미 열린우리당 주도의 통합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확고부동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깨고 나간 사람들이 통합신당을 주도하는 것도 이치에 안 맞지만 민주당이 그 속으로 합류하는 것은 자존심을 통째로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주도 통합신당에 민주당이 참여를 안하고 고건 전 총리도 참여를 안하면 그것은 ‘도로 열린당’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실패한 정당 사람들이 만드는 실패할 정당이 또 하나 생기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창출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무슨 의미로 해석하십니까?

그것은 민주당은 여권이 아닌 야당이라는 의미를 강조하신 것으로 압니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것은 여당의 목표이고 ‘정권 창출’은 야당의 목표이기 때문에 야당인 민주당의 목표 역시 정권 창출에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합니다.

제 1야당인 한나라당의 목표도 정권 창출인데 그런 면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목표가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범야권이라는 것인데 정권 교체나 정권 창출을 위해 범야권이 연대 등 협력관계를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질문 자체는 간단한 것이지만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논리적으로는 성립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집권여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들이 협력해서 여권의 정권 재창출 목표를 막아야 한다는 것에서는 야당이 연대나 협력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논리는 하나도 틀림이 없다고 봅니다. 민주당도 야당이고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민주당이 야당이기 때문에 정권 교체를 위해 한나라당과도 연대할 수도 있다고 말씀 하신 것으로 해석해도 됩니까?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분명한 것은 민주당은 야당이다. 민주당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 아니고 정권 교체이고 정권 창출이다. 여기까지는 맞는 말인데 그렇다고 민주당이 야당이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연대나 협력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하는 질문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양당제가 아닌 다당제 하에서 민주당도 수권정당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인 민주당과 한나라당도 경쟁관계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에서 후보가 두 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끼리 협력할 수는 있지만 이 문제 역시 현 단계에서 섣불리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그 문제 역시 민주당 당원들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당대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진로, 민주당의 운명은 전당대회에서만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입니다. 민주당 뿐 만 아니라 모든 정당의 중차대한 문제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민주정당의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50년 전통을 갖고 있고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97년 대선 김대중 대통령 당선)를 했다고 말합니다. 97년 대선 당시 민주당은 야당인 자민련과 연합해서 정권교체 목표를 달성한 것입니다. 그러한 역사에 근거해 민주당이 범여권이 아닌 야당이라면 제 1야당인 한나라당과 연대나 연합해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해 정권교체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요?

거듭 말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당의 진로는 당원들의 의사를 따라야 한다. 만약 전당대회에서 그같은 안건이 상정되어 투표에 부쳐져 통과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만 현 단계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포괄적인 야당 연대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민주당의 현안은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에 의한 정통성 있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새 지도부가 민주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조직을 재정비해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율을 현재보다 업그레이드 한 후에, 역사에 후회 없는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도 독자적으로 선출할 수 있는 것까지도 중요한 선택에 포함됩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그만하고 다시 민주당 전당대회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전당대회 열리면 당 대표로 출마하려고 하는 분들 윤곽은 드러나고 있나요?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지고 전대 준비위가 구성되면 구체적으로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선거에 나설 분들이 정해질 것입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 대표를 한번 지내신 조순형 의원 인기가 당 안팎에 좋은데 그 분도 출마하실까요?

조순형 의원 같은 분이 한번 더 당 대표를 맡게 되면 민주당이 힘을 모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조 전 대표님은 당이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한다고 방향만 제시하고 본인은 당 대표를 한번 했기 때문에 당 대표를 다시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강력하게 권유하면 입장 변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 대표 뿐 만 아니라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 5-6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내와 원외에서 많은 분이 출마할 것입니다. 원내외에서 많은 분이 출마해서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국을 순회하며 공개적인 연설과 토론 등을통해 민주당 붐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합니다. 민주당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려야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추미애 전 의원도 있었군요?

추미애 전 의원의 의중은 아는바 없습니다만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민주당 당내문제에는 별 관심이 어는 것 같습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 외치는 '용광로론'을 우선 정리하고 민주당을 정상화시키는데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탄핵 광풍 3년의 격동기를 지나 다시 일어서는 민주당의 활기찬 모습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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