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행수(韓行秀) 주택공사 사장이 5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이 밝혔다.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의를 수용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형식적으로 한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는 절차를 밟았지
만, 실질적으로는 청와대가 한 사장의 공직 수행과정에서의 업무 태만과 부적절한
처신 등을 이유로 책임을 물어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새해 들어 국무회의, 고위 공무원 오찬 등에서 임기말
권력누수 없는 국정 장악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청와대가 업무 태만
등을 이유로 주요 공기업 사장을 '경질'한 것은 임기말 기강 해이를 용납치 않고 공
직사회를 다잡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건물부문 대표이사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한 사장
은 지난 2004년 11월초 임기 3년의 주공 사장직에 임명돼 임기가 10개월 남은 상태
이다. 한 사장은 노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동문 출신이기도 하다.
윤승용 수석은 한 사장의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처신과 업무에
관한 충실성, 성실성이 문제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업무 소홀함이 주요한
이유"라며 "주공의 역할이 주택 정책에서 물량 공급 부문을 맡고 있는데 정부 정책
수행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은데다 최근 부적절한 처신이 감찰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만한 금품비리 등의 문제는 아니며, 만약 그
런 이유라면 사의 표명으로 마무리되지 않지 않았을 것"이라며 "업무 이행과 관련된
문제점이 컸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금품 비리 등의 문제가 아니라 한마디로 업무 열의 부족이
한 사장이 물러나게 된 핵심적 이유"라고 밝혔다.
한 사장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빚어진 부적절한 처신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감찰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 여부에 대해 "공기업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업무를 잘하는지 들여다 본다"고 말했고, 한 사장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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