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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

[칼럼] 경제가 어렵고 지도자가 말이 많으면 세상이 시끄럽다


 한달전. 노무현대통령은 유럽방문중 (그리스에서) 또 한번 실언을 했다. 일을 많이 하다보면 세상이 시끄러워진다면서 계속 (세상을) 시끄럽게 하겠다고 약속(?) 했다.

 세상이 시끄러워지면 국민은 불안해진다. 국민이 불안해하면 생업이 어려워지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세상살이가 고달퍼진다. 그래서 잘나가는 나라 - 살기 좋은 나라는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조용조용 넘어간다. 영국 같은 곳에서는 경찰이 날뛰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해서 뒷짐지고 조용조용 걷게 한다. 더구나 정부나 지도자가 앞장서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런 일은 난신적자 (亂臣賊子)들이나 하는 것. (맹자는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을 난신적자라 해서 나라를 다스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몹쓸 사람들로 규정하고 몹시 경계했다)

 그대신 시끄러운 나라는 영락없이 (국민이) 살기 힘든 나라 - (국민이) 고생하는 나라들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일을 많이 하겠다는 뜻으로 하신말씀이지만, 시끄러운 나라를 계속 시끄럽게 하겠다는 것은 분명 대형사고를 예고 한 것.

 그건 그렇다 치고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주로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늘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지난 50년 동안의 정치 - 경제사를 더듬어 보면 경제가 어려울 때는 반드시 세상이 시끄러워 졌다. 정치혼란 · 사회갈등이 첨예화되고 국민은 불안에 떨고, 그때마다 큰 사건이 터지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6%이하로 떨어지면 정치 · 사회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러워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저성장 때는) 국민의 불만이 팽배해진다. 야당은 이때다 하고, 국민 불안을 전달하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정부여당을 공격하게 된다. 비판 · 고발 · 폭로로 갈 수밖에 없다. 언론도 국민 불만 전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비판으로 흐르게 된다.

 한편 여당은 불경기속에서 분출하는 국민 불만 달래느라, 야당공격 방어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어진다. 새로운 정책 개발하고, 개발된 정책을 실천하고, 참신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국태민안을 도모하는 생산적 정치를 못한다. 여기서 소모적인 정쟁이 시작된다.

 지난 56년 대통령선거에서 제기된 “못살겠다 갈아보자”, 4.19혁명, 5.16군사쿠데타는 역사 속에 묻어 두기로 하고 -.

 경제개발계획이 시동한 이래 경제성장률이 6%를 밑돌았던 해는 72년 (4.9%), 80년 (-2.1%), 92~93년 (5.2~5,3%), 97~98(5.0~-6.7%) 그리고 2003년 이래 내리 4년간 4% 내외의 저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10월유신, 사채동결령, 10.26~12.12사태, 5.18사태, 신군부등장, 문민정부탄생, 50년만의 수평정권교체, IMF외환위기, 참여정부탄생 등 엄청난 역사적 대형 사건들이 모두 이시기에 일어났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온통 시끄러운 시기였다.

 참여정부 내내 이념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외교갈등으로 하루도 편할날이 없었고 좌파정책, 분배논쟁, 부동산정책, 코드인사, 편가르기 정치, 세금폭탄 같은 것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것은 그 저류에 저성장 - 경제위기가 까려있기 때문.

 정부는 경제 안 되는 일만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만하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일들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 불만이 팽배하고, 국민지지는 떨어지고, 지도자는 이상한 말만하고, 정부 · 여당 주변에는 난신적자들만 우글거리고 ···. 정부는 바닥을 기는 지지도를 만회하기위해 밤새 생각해낸 것이 국민의 불신 사는 악수만 놓고 ··· 그런 가운데 경제는 어려워지고 국민은 지도자 잘못만나 더욱 고생길로 들어가고 있다. (이래서 정치와 경제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또 하나 지도자가 말을 많이 하면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법. 국가 지도자의 가장 소중한 덕목은 말수가 적어야 하고 말에 절도가 있어야한다. 말 많이 해서 성공한 지도자 봤는가. 혹시 케네디대통령이나 클린턴대통령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말을 잘한 지도자이지 말 많이 한 지도자는 아니다.

 더구나 지도자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것이 되면 말이 자충수가 돼 (내뱉은) 말이 부메랑이 되어 세상을 더욱 시끄럽게 하고, 지지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자신의 존립 기반을 위태롭게 한다. 특히 지도자가 말이 많으면 주변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자처하는 난신적자들의 해괴한 논리의 포로가 되어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0여년동안 1인당 GDP가 4만달러가 넘는 미국도 평균 4~5% 성장했는데도 “우리경제가 매년 4~5% 성장한 것은 잘한 것 아니냐” “경제가 성장하면 잠재성장율은 떨어진다” “경제는 좋아도 민생은 어려울 수 있다”는 등 해괴한 논리를 내세운 것은 분명히 말실수를 한 것이다. 또 “헌법보다도 고치기 어려운 정책을 만들어 부동산을 잡겠다” “다소 모자라더라도 골고루 나누어갖는 것이 마음 편하다” “대통령은 21C에 사는데 국민은 20C에 산다”는 따위의 이상한 논리를 진언해서 지도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측근들과 소위 전문가들은 영락없는 이시대의 난신적자들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세상 시끄럽게 하고, 지도자의 지지도 떨어뜨리고, 국민 고생시키고, 정권을 위태롭게 만든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난신적자들을 물리쳐야 지도자가 산다. 코드인사 척결하고 편가르기정치 청산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좌파정책 청산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경제 살리는데 올인해야 세상이 시끄러워지지 않는다. 낡은 민족주의 청산해야 외교안보가 튼튼해진다. 지도자가 말을 아껴야 세상이 조용해진다.

 무엇보다도 이런 소중한 충고를 귀담아듣고, 적대시 하지 않고, 실천에 옮겨야 나라가 조용해지고, 경제가 살아날 수 있고, 국민이 잘살 수 있고, 지지도가 올라갈 수 있고, 정권을 재창출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남은 1년5개월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이다. 이런 황금 같은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적대시하게 되면 후회할일만 남는다. 국민은 엄중한 심판을 할 것이고 초라한 퇴장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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