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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탐사] 첼리스트 내비 파일 조작 증거..."8시 1분 58초 논현동·압구정로 동시 출발" 불가능

같은 파일명 (1)(2)로 3번 복사 흔적, 서초경찰 김예솔 "드릴 말씀 없다" 답변 거부


[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단독보도 '첼리스트 내비 파일 조작 증거..."8시 1분 58초 논현동·압구정로 동시 출발" 불가능'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청담동 술자리 관련 첼리스트의 휴대폰 내비게이션 파일이 또다시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에는 청호 골프연습장에서 술집 티케로 이동하는 구간이다. 2022년 7월 19일 밤 8시 1분 58초, 첼리스트가 논현동 언주로에 있는 골프연습장에서 출발했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그런데 정확히 같은 시각, 같은 초에 압구정로 안내음도 함께 발견됐다.


논현동 언주로에서 압구정로까지는 차로 3~4분 걸린다. 출발 지점에서 3분 뒤에나 도착할 장소를 출발하자마자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은 없다. 더 결정적인 건 압구정로 안내음 파일이 같은 이름으로 세 번이나 복사됐다는 점이다. 원본 파일, 괄호(1) 파일, 괄호(2) 파일. 세 파일 모두 안내음은 "압구정로"다. 컴퓨터에서 파일을 복사할 때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같은 시각 두 곳에서 안내음, 조작 확실


서초경찰서 수사1과가 2022년 12월 1일 작성한 포렌식 수사보고서를 보면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첼리스트의 갤럭시 S22 울트라 휴대폰에서 밤 8시 1분 58초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왔다. 출발 지점은 논현동 언주로다. 그런데 정확히 같은 시각, 같은 초에 "압구정로"라는 안내음이 담긴 파일이 세 개나 존재했다.


현장 검증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논현동 언주로에서 출발하면 먼저 선릉로를 지나고, 학동사거리를 거쳐야 압구정로에 닿는다. 최소 3분 이상 걸린다. 출발과 동시에 3분 뒤 도착 지점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파일은 자동으로 생성될 때마다 일련번호가 증가한다. 그런데 같은 파일명에 괄호만 붙어 있다. 사람이 손으로 복사한 것이다. 경찰 수사보고서는 이런 명백한 조작 흔적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티케 도착 안내도 실제와 다르게 조작


골프연습장에서 티케까지 가는 마지막 구간의 안내음도 이상하다. 티케는 청담사거리에서 우회전해 골목으로 들어간 뒤 좌회전 한 번이면 도착한다. 간단한 구조다. 그런데 내비게이션 안내음에는 "300m 앞", "우회전", "우회전", "우회전"이 반복됐다. 좌회전 안내는 거의 없었다.



직접 차를 몰고 가봤다. 청담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300m 앞 우회전"하면 곧바로 "잠시 후 좌회전" 안내가 나왔다. 그리고 "목적지 부근입니다"로 끝났다. 포렌식 파일처럼 골목 안에서 300m를 더 가거나 우회전을 반복할 공간이 없다. 티케까지 남은 거리는 70m 정도다.


골목길 진입 후 "자동차 사고다발 구간입니다"라는 안내음도 이상하다. 티케 주변은 좁은 골목이다. 자동차가 속도를 낼 수 없다. 사고다발 구간일 리 없다. 내비게이션 목적지가 티케가 아니었거나, 파일 자체가 조작됐다는 의미다.


실제론 광주 장지동 거쳐 갔다


포렌식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니 첼리스트의 실제 이동 경로가 드러났다. 첼리스트는 2022년 7월 19일 저녁 6시 33분경 용인 집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갤럭시 S22 울트라로 청호 골프연습장을 검색했다. 그런데 바로 출발하지 않았다. 약 40분 뒤인 7시 13분, 이번엔 갤럭시 S20플러스로 다시 골프연습장을 검색했다.



결정적 단서는 저녁 7시 29분이다. 경기도 광주시 장지동에서 이세창과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다. 첼리스트가 용인에서 강남으로 곧장 갔다면 장지동을 거칠 이유가 없다. 용인에서 강남 가는 최단 경로는 내곡IC를 거쳐 구룡터널로 직진하는 길이다. 장지동은 엉뚱한 방향이다.

내비게이션 파일에는 광주 장지동을 경유한 것으로 나온다. 이 우회 경로는 직선 경로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왜 일부러 돌아갔을까? 7시 29분 장지동 통화 기록을 설명하기 위해 경로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첼리스트가 6시 33분경 용인을 출발해 장지동에서 당시 교제하던 남성을 만났다. 그리고 7시 29분 장지동을 출발해 8시 15분경 술자리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높다.

장지동에서 티케까지는 약 46분 걸린다. 첼리스트는 "술자리가 8시경 시작했는데 중간에 왔다"고 말했다. 8시 15분 도착이라면 이 진술과 맞아떨어진다.

7시 13분 출발은 역산해서 만든 조작

경찰이 주장한 7시 13분 용인 집 출발은 거꾸로 계산한 숫자다. 용인 집에서 장지동까지 실제로 차를 몰고 가봤더니 정확히 16분 걸렸다. 7시 29분 장지동 통화에서 16분을 빼면 7시 13분이 나온다. 경찰은 이 시각을 출발 시간으로 정하고, 여기에 맞춰 내비게이션 파일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7시 13분에 출발하면 골프연습장 거쳐 티케까지 44분에 도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직선으로 가도 50분 넘게 걸린다. 장지동을 우회한다면 1시간이 넘는다. 경찰은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골프연습장 도착 시간을 밤 7시 57분으로 설정했다. 7시 13분에서 44분 후다. 그리고 골프연습장에서 티케까지는 8분 만에 이동한 것으로 꾸몄다.


실제 이동 시간을 44분으로 맞추려다 보니 내비게이션 안내 화면의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 그러다 모순이 생겼다. 16분에 나와야 할 '서울·성남' 이정표가 10분에 등장했다. 6분을 앞당긴 것이다. 그래서 '팔당·하남·광주시청' 안내음이 '서울·성남' 이정표보다 먼저 나오는 오류가 발생했다.


담당 경찰 "드릴 말씀 없다" 답변 거부


이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서초경찰서 수사1과 김예솔 경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내비게이션 파일 조작 의혹 들어보셨냐"고 물었다. "아니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수사보고서 작성하신 거 기억나시죠?"라고 재차 묻자 "네"라고만 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드릴 말씀 없습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무슨 질문을 할 건지도 듣지 않고 "드릴 말씀 없다"며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보통 경찰관은 자신이 수사한 사건에 문의가 오면 최소한 무슨 일로 전화했는지는 묻는다. 김예솔 경사는 청담동 술자리 내비게이션이라는 말만 듣고 즉시 말문을 닫았다. 자신이 작성한 수사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 수사보고서는 김예솔 경사가 작성하고, 안영모 경감(최근 경정 승진)이 검토했으며, 배은철 경정 수사과장이 최종 결재했다. 세 사람 모두 내비게이션 파일의 명백한 조작 흔적을 보고도 수사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논현동 출발과 동시에 압구정로 안내음이 나온 것, 같은 파일명으로 세 번 복사된 흔적, 티케 도착 안내음이 실제와 다른 것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모두 묵과했다.


이제일 변호사 "김어준에 보고한다" 녹취 공개


첼리스트의 변호인 이제일 변호사는 이런 조작 의혹에 오히려 뉴탐사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이제일 변호사는 내곡IC 통과 후 구룡터널 교차로로 가지 않고 P턴해서 바로 염곡사거리로 갔다고 주장했다. 구룡터널 교차로 화면은 '예고 화면'이라는 것이다.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곳의 도로 구조까지 미리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이런 내비게이션은 없다.


더 놀라운 건 이제일 변호사가 2023년 2월 어느 인물과 나눈 통화 녹취다. 이제일 변호사는 "정천수 대표나 이런 분들한테 저는 굉장히 중요한 취재원"이라며 "도이치모터스 기록이 있고, 김건희 주가조작 선수 이정필이 제 의뢰인"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내부자"라고도 했다.


이어 "더탐사가 첼리스트 오보 때리고 하니까 더탐사 말고 내가 열린공감, 시사타파 밀어줄게"라고 했다. 청담동 술자리를 보도했기 때문에 더탐사 대신 다른 매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어준이형한테 가서 내가 얘랑 싸우고 있다는, 민주당 사람들한테 내가 열린민주당 잔당 세력과 싸우고 있다 이렇게 썰을 풀 수 있지"라고 말했다.




청담동 술자리 보도를 둘러싼 공격이 단순히 첼리스트 개인을 변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배후 세력의 지시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관모 검사도 공범 의혹


서초경찰서가 작성한 조작된 수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소를 진행한 유관모 검사의 책임도 무겁다. 검사가 거의 1년 가까이 사건을 담당하면서 내비게이션 파일의 명백한 조작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직무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발견하고도 묵인했다면 디지털 증거 조작의 공범이다.


2024년 박대용 기자를 조사하면서 유관모 검사는 "티케가 확실하냐"는 질문에 "내비게이션으로 확인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그 내비게이션이 조작된 것이다. 2022년 12월 2일, 수사보고서 작성 다음 날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의 조작된 수사보고서를 근거로 삼은 것으로 의심된다.


청담동 술자리 디지털 증거 조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용인 집에서 골프연습장까지 44분 이동 경로 조작에 이어, 골프연습장에서 티케까지 이동 경로도 조작됐다. 같은 파일명으로 세 번 복사된 흔적, 같은 시각 다른 위치 안내음, 실제 지형과 맞지 않는 안내음 등 조작 증거는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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