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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케이크 디자이너 정승호 “케익 디자인도 결국 마음이죠”

‘디스이즈케이크’ 정승호 대표 인터뷰…개성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중국에 ‘베이커리 한류’를 심다

‘베이커리 한류’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분야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영토를 넓혀온 토종 베이커리 업계가 가맹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독특한 디자인과 개성만점의 아트 케이크 디자이너로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자신만의 케이크 디자인을 선보이는 ‘디스이즈케이크’ 정승호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원래 대학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후 광고 회사 등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슈가케이크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베이킹을 배우면서 플라워케이크 분야에 발을 딛게 됐다고 한다.

현재도 이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면서도 공방을 운영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 대표. 그는 제과와 제빵을 단순히 먹는 식품이 아닌 새로운 기능과 독특한 디자인을 접목한 베이커리의 신영역으로 끌어올리는데 불철주야 연구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정 대표의 손을 거친 300여개의 습작,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첫 딸을 위해 만들었던 돌케이크라고 자랑하는 정 대표,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토끼 같은 아이 둘을 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이기도 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접한 케이크 디자인에 푹 빠져 프로 베이커리 디자이너로 변신한 정승호 대표.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케이크 디자인 기술로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자신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연구하는 아트케이크의 전도사다. 신한류를 이끄는 또 한 명의 숨은 주역의 이야기에 빠져보자.


<다음은 정승호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 베이커리 한류가 급속 확산 중이다. 어떻게 보나.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히 해외에서 영국과 중국은 베이킹을 취미로 즐기는 인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학교나 회사에서 자선 이벤트로 케이크 판매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추세로 영국과 중국의 홈베이킹 선호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의 이런 현상은 과거와 달리 국내에서도 제과나 제빵을 단순히 먹는 식품으로만 생각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과 독특한 상품 디자인으로 포장한 식품으로 인식되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고 이 분야의 발전도 이끌고 있다.”

- 특히 중국에 집중하는 이유는

“13억 대륙의 중국과 빵의 본 고장인 유럽은 전통적으로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 위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기자기하며 예쁘고 독특한 개성을 갖춘 맞춤형 디자인 제품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베이커리시장은 현재 ‘황금 발전기’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구화의 진행 경제발전과 그에 따른 소비력 증가 등의 요인으로 꾸준한 상승세에 있다. 2012년도 베이커리 산업의 규모는 전년 대비 15% 성장해 1100억 위안에 달했고, 2013년도에는 1300억 위안을 기록해 매년 10% 이상 꾸준히 성장을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주요 도시의 경우 30% 이상 고속성장 중에 있다. 놀랍지 않나. 일부 전문가는 이런 성장세가 향후 30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시장을 놓칠 순 없다고 본다. 한국과 중국을 부지런히 오가며 나만의 독특한 케이크 디자인을 중국에 전달하고 있다”

- 본래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다고 들었다. 이 분야에 어떻게 빠져들게 됐나

“본래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전자회사, 광고회사, 가구회사 등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도 항상 나만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블로그를 통해 미국의 전설적 케이크 디자이너 Sylvia instockWeinstock의 작품을 보게 됐고, 취미로 슈가크레프트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면서 케이크와 디자인이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느끼게 된 거다. 직장인이라는 제한된 프레임 속에선 표현할 수 없었던 자유로운 디자인적 발상이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됐다.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제과와 제빵 그리고 케이크 데커레이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고, 이후 현장 경험을 위해 호텔 베이커리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 무렵에 버터크림 플라워 케이크라는 것을 접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케이크 한 가지만 공부해도 워낙 다양한 기술이 많아서, 지금까지도 베이킹 클래스도 수강하고 해외연수도 다니고 있다. 처음 플라워 케이크를 연습할 때 완성된 작품을 주변 지인에게 종종 선물하다 보니 그 후 입소문이 퍼져 점점 다양한 문의가 들어왔다. 그래서 ‘이거다’ 하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 본인이 생각하는 케이크란 무엇인가

“2013년 ‘디스이즈케이크’를 오픈하면서 케이크 작품을 블로그에 올리고 소개하기 시작했는데, 그 경험을 통해 결국 케이크도 정성과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아트 케이크 디자이너이지만 본질은 그거다. 혼신의 힘을 다하며 노래 부르는 가수를 보면서 사람들이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그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마찬가지다. 케이크의 진정한 매력은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이 오롯이 그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을 위해 고생해온 어머니를 위한 고희 케이크, 해외에 있어서 찾아뵐 수 없는 아버지를 위한 생신 케이크, 누구보다 사랑하는 내 아이의 첫 번째 생일 케이크 등 어느 것 하나 애틋하며 큰 사랑이 담기지 않은 케이크가 없다는 거다. 케이크 아티스트란 그런 소중한 마음들을 케이크에 녹여내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케이크를 만드는 그 순간만큼은 선물하고자 하는 사람의 애틋한 마음으로 작업을 해야만 마음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성이 담긴 마음의 전달이다.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값비싸고 고귀한 디자인의 케이크 아닐까?”



-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동기가 궁금하다

“처음은 국내에서 케이크 제작•판매를 하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내 작품을 접한 많은 케이크 아티스트들이 관심을 보였고 문의해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열심히 답해주던 활동이 현재 케이크 클래스의 시발점이 됐다. 케이크 판매보다 교육이 주가 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특히 SNS를 통해 디스이즈케이크의 작품을 보고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폭주했다.”

“처음부터 특별히 해외 진출을 노리고 한 건 아니다. 다만 작품 활동이 꾸준하다 보니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늘어났고, 이것이 원동력이 돼서 중국으로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된 셈이다. 어려운 점은, 중국 현지에 수업개설 요청을 해주는 경우가 매우 많지만 현지 사정이나 수업 장소 등과 같이 국내에서 확인하며 매끄러운 수업준비를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들을 현지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하지만 한국의 아트케이크 데커레이션 기술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판단하고 클래스를 수강하기 위해 중국, 일본,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 여러 동아시아 국가에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고, 호주와 미주에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한국의 아트 케이크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주는 것이 기쁘다.”

- 본인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 케이크 제작이나 디자인 과정은 어땠나?

“제작한 것 중에 해외에 있어 찾아 뵐 수 없는 부모님을 위한 생신 케이크였다. 정말 뵙고 싶었지만 오랜 동안 여건이 되지 않아 찾아뵐 수 없는 딸의 애틋한 마음을 케이크에 담았던 매우 감동적이었던 작품이다. 지금도 가장 소중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

“제작 과정이라면, 내 전공이 제품디자이너였기에 케이크도 제품개발과 동일한 과정으로 제작한다. 처음 콘셉트를 정한 후에 디자인 자료를 찾고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담은 신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스케치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최상의 디자인을 뽑아내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그래도 항상 나는 결론이라면, 결국 고객을 감동시키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자의 정성 어린 마음을 담아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사담이지만, 머지않은 미래 많은 분야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그런 시대가 온다면 하는 상상을 가끔 한다. 하지만 복제는 가능하더라도 인간 본성만은 숨길 수 없는 게 자연의 이치 아닐까? 인간의 감성을 담을 수 있는 아트 케이크는 그런 시대에 더 특별해지지 않을까 싶다”

- 요즘 트랜드 중 하나인 제과(빵/케이크) 등은 점점 브랜드화, 디자인화 하는 추세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 정 대표의 생각은 어떤가?

“많은 수강생들이 하는 질문 중에 한 가지가 바로 그런 질문이다. ‘앞으로 이 분야는 어떻게 될까요?’ ‘한때 유행처럼 번지고 사라질까요?’ 라고 걱정스럽게 묻는 경우도 많다. 나는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건 전적으로 케이크 디자인을 공부하는 본인에게 달렸다’고. 해외에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섬세하고 정교한 한국인의 기술을 배우려고 오는 수강생들이 그 반증이 아닌가?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한국의 플라워 케이크 기술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플라워 케이크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고품질의 제품을 완성하는 길 밖에는 답이 없다고 본다.”

“현재 수강생들의 문의나 의견을 수렴해 보면 최근에 급속하게 늘어난 공방 창업으로 인해 자신만의 차별성을 갖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아름다움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트 케이크의 특성상 매력적인 디자인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또 이것을 위해서는 미술, 패션, 건축, 디자인 분야의 디자인적 장점들을 수용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할 필요가 있다. 아직 플라워 케이크는 마니아적인 측면이 적지 않고 대중으로 다가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구르는 바퀴는 쓰러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으로 계속해서 더 나은 기술과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



- 현재 한국 베이커리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려 달라.

“내가 하고 있는 아트케이크 분야는 (슈가크래프트, 버터크림플라워케이크, 모델링케이크)등의 세분화된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과 시장의 전망을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차별화된 맛과 디자인을 제품에 담고자 하는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런 요구는 결국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연결 고리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미 많은 지역에서 윈도우 베이커리로 불리는 과거 동네 빵집의 모델들이 점점 브랜드화 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작은 빵집들에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것은 새로울 뿐 아니라 보다 전문성을 갖춘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는 소비자 안목의 고급화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 브랜드들이 생존 전략으로 특화되고 차별화된 과정을 밟는다면 여기에 맞춰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아트 케이크 디자이너’로서 정 대표의 직업관이 궁금하다. 지금의 일은 직업인가, 직장인가?

“재미있는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직장 개념은 시스템 안에 들어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고, 직업이란 내 안의 것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트케이크 작업이란 ‘직업’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많은 아이디어의 씨앗들이 잠들어 있고 이것을 하나하나 발화시켜가는 과정이 내 직업을 이어가는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아직 케이크 아트라는 마니아적 측면이 강하다. 그렇기에 어떻게 대중화할지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아트 케이크의 대중화를 위해 더 나은 기술과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지속돼야 한다.”

미디어내일 김은정 기자 topnews7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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