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대표적 토론프로그램인 <심야토론>은 올해 시청자들의 불만 사안으로 패널들의 토론에 임하는 태도와 비논리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토론>은 생방송 진행시간 중 시청자들이 홈페이지 게시판과 모바일앱 티벗(TVut)으로 의견을 남겨 토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토론의 주제에 대한 의견 보다는 준비되지 않은 패널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아, 고급스런 토론 문화와 젊고 역동적인 토론을 이끌겠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방송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주장의 논리가 부실하고, 상대의견은 무시한 채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으면서 프로그램이 지향했던 ‘대안제시’는커녕 목소리만 높이는 ‘논쟁’만 하다 끝난다거나, 방청객과 비교될 정도로 불량한 자세 등 패널로서 자질이 부족한 인사가 토론자로 출연한 것을 두고, 일부는 “종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에 더해, 좌우 진영과 상관없이 토론 주제와 무관해 보이는 발언을 하며 정치색을 드러내는 패널들과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 사회자에 대한 비판이 거의 매회 제기되고 있어, KBS의 공정성을 지적하는 것도 시청자 불만의 단골 메뉴가 된 모양새다.
이처럼 패널들이 토론보다는 본인의 스피치에만 열을 올리는 데에는 심야토론 제작진이 선정한 주제 자체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부터 12월까지 심야토론의 주제들을 보면, 정부의 정책 발표 혹은 빅 이벤트 개시일과 맞물리는 타이밍에 해당 내용이 주제로 선정되는 특징을 보였다.
그 중 노동문제 관련 주제가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다뤄졌는데, ‘청년실업률 사상 최고, 대책은 없나?(3/27)’ ‘최저임금, 적정선은 얼마인가?(5/1)’ ‘임금피크제, 해법은 무엇인가?(7/17)’ ‘[특집] 일자리 대토론, 청년의 물음에 답하다(8/7)’ ‘노동개혁, 대타협 가능한가?
(8/28)’ ‘시한 넘긴 노동개혁, 해법은 없나?(9/11)’ 등 총 6건이 적절한 시기에 주제로 선정됐다.
관련 토론을 위해 출연한 패널들은 총 23명(특집방송 제외)인데, 정부의 노동정책 반대 입장으로 토론에 참여했던 11명 중 이정식(한국노총 사무처장)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등 4명은 2회씩 출연해 사실상, 본인들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씩 얻은 셈이 됐다.
이 같은 주제 선정방식과 패널 선정기준에 대해 심야토론 제작진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KBS 측은 “심야토론 팀원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답변만 내고, 바쁘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한편, 올 한해 KBS 심야토론 패널로 가장 많이 출연한 인사는 야권 성향 인사인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원장으로, ‘성완종 파문, 한국정치 무엇이 문제인가?(4/17)’ ‘지방자치 20년, 성과와 과제(7/3)’ ‘국회의원 선거구제, 어떻게 바꿔야 하나?(7/24)’ ‘19대 국회, 평가와 과제는?(12/11)’ 등 총 4회 토론에 참여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