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이후에도 집필자 문제, 친일인명사전 배포, 시도교육감의 대안교과서 등 야권의 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지지도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점을 ‘TV조선’이 지적했다.
TV조선 프라임뉴스 ‘뉴스쇼 판’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문제를 다루며, 국정화 반대를 주도하고도 세를 얻지 못하는 야당의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국정화 반대 여론이 ‘반대 의견 제시’의 도를 넘어 국정화 작업 참여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국정화 확정고시 전 날인 2일 ‘뉴스쇼 판’은 각 시민단체들의 시위장면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철야농성 현장을 보도했다.
익일(3일) 확정고시가 발표되자, 이 날 ‘뉴스쇼 판’은 7꼭지의 기사로 정리를 했는데, 특히, 황교안 국무총리의 PPT 내용 중 핵심 사안을 짚어가면서 집중보도했다.
황 총리의 발표 내용 중에서는 “검정 발행 제도는 실패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사상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 김일성 주체사상을 답하도록 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습니다” 등의 발언을 보도했으며, 고시일자를 앞당기고 총리가 직접 브리핑하는 것에 대해 반대여론 확대 방지를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교과서 편향성에 대해 역사학자들이 잇따라 집필 거부를 선언하고 있어, 우편향 집필진이 구성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면서 확정고시 이 후, 찬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도해 중립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어, ‘집필진이 끝까지 거부한 부분은?’ 리포트에서는 미래N·두산동아·지학사·금성교과서 내용상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하고, 내용 수정을 거부한 집필진들이 현재 소송 진행 중 임을 보도했다.
그리고, ‘전교조 반발로 교학사 교과서 채택 학교는 3곳’ 기사에서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취소한 학교의 학교장 인터뷰 “원칙도 규칙도 없고 그냥 테러예요. 막 욕하고…제가마치 친일주의자인 것처럼 매국노인 것처럼…”을, 교학사 관계자 인터뷰 “칼 가지고 있으니까 기다리라고, 폭파시키겠다고…” 등을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은 교과서 검정제도 하에서도 ‘사실상 1종’ 이었다는 황 총리의 발언을 보완한 듯 보인다. 또, 교학사의 경우, 교육부의 수정 보완 지시를 받은 데 더해, 진보단체들의 집중 공격을 추가로 받았다고 기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국정화 반대를 주도했던 야당의 입장도 보도됐다.
국정화 투쟁 야당 행보 부각시키고, 국정화 반대 진영의 도 넘는 행태도 지적
‘野, 전면보이콧 초강수…하지만 깊어가는 고민’ 리포트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일정거부로 36개 민생법안 및 예산안 심사 등이 정지됐지만, 장외투쟁 장기화로 인한 감점요인을 짚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확정고시 발표 후 고위 당정청 회의를 진행, 민생문제를 논하는 ‘여권 '국회선진화법' 덕 볼까?’ 보도가 이어졌고, ‘황우여 다음 주 교체?…부분개각 가능성’ 리포트에서는 정부 관계자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황 부총리의 마지막 임무였다”는 멘트로 이 날 교과서 관련 보도를 마무리했다.
4일부터는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야당을 본격적으로 비판했다. 교과서 관련 문제로 인한 발언이지만, 여야 각각 교과서와 민생으로 대립하는 뉴스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야당으로서의 행보를 전했다.
5일에는 ‘與예결위단독가동…野복귀가능성’ ‘교과서찬반격화…'반대여론' 확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집필진 "신상털기 우려"…'밀실집필' 강행하나’ 등의 리포트를 통해, 이제 와 갑자기 민생 챙기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야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에 더해, 찬반 논란이 확정고시 이후 더욱 확산되는 추세와 교학사 국정교과서 채택 관련 도 넘은 폭언을 상기시키며, 집필진 신상털기를 문제화 했다.
이는 집필진 비공개의 명분을 제공한 셈인데, 3일 보도했던 교과서 ‘우편향’ 우려의 원천과 마찬가지로 야권 단체들의 도 넘은 저지행위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에는 확정고시가 발표된 3일만큼 많은 리포트가 나왔는데, 바로,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합류키로 했던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취재 중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것이 이유지만, ‘뉴스쇼 판’은 ‘이병도는 이완용의 조카라며 이병도의 제자인 최교수 역시 친일이다’라는 주장과 70세 전후의 원로학자에 ‘노인네’ ‘노터리 클럽’ 이라는 인신공격성 비난을 소개하며, “이제는 신 교수 차례”라는 협박내용도 함께 전했다.
이 날 뉴스는 ‘박대통령, 국정화 선긋고 규제와 전면전’ ‘빗속에서도 '국정화저지문화제'…1천명모여’ ‘농성장서 피아노 연주…野, 다음주 국회 복귀’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사 대안도서 제작”’ 순으로 배치했다.
국정화 논란을 일단락 짓고 민생 챙기기를 본격 추진하려는 정부의 태도와 이에 제동을 거는 야권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대안교과서에 대해서는 앵커가 직접 “교육부는 일선 학교교사들이 이 교재를 사용해도 딱히 막을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브리핑 해 이어질 혼란에 대한 위기의식을 고조시켰다.
국정화 여파 파생 이슈와 북한의 교과서 반응도 전해
주말 판이 보도됐던 7일에는 국정화 저지 기간 동안 민생을 외면했다는 야당에 대한 비판에 더해 야당 내 분열을, 8일에는 친일인명사전 배포 소식을 전하며 야당이 아닌, 서울시의회와 교육청 등 서울시 교육당국으로 국정화 저지세력의 주체가 옮겨지고 있음을 전했다.
9일 ‘뉴스쇼 판’은 ‘교과서 정국 끝내자…朴지지율반등 vs 野지지율하락’ 리포트를 시작으로, ‘호남에서 野턱밑까지 쫓아온 與…지지율 5%p 차’ ‘호남향우회, '野후보낙선' 단합대회’ 등의 소식을 연이어 보도해, 자연스럽게 야당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했다.
이와 함께,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관련 소식을 전하며, 역사교과서 우편향 논란 예측까지도 야당 및 야권의 자업자득을 지적하는 인상을 남겼다. 집필진 참여 반대 선언에 더해, 최몽룡 교수의 자진사퇴 이 후 집필진 보호 차원에서의 비공개가 확실시 된 것으로 보도한 것이 그 이유다.
교과서 문제를 직접 다룬 뉴스가 없었던 10일에는 북한의 황 총리 비난 소식이 보도됐는데, “북한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황교안 총리가 6.25 전쟁이 미국의 사주를 받은 남한군에 의해 발생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황 총리가 왜곡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는, 야권의 교과서 투쟁에 발맞춰 북한이 남남분열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며, TV조선 특유의 논조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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