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프로그램이 연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위원회) 안건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야당 측의 고의적인 민원제기 의혹이 불거졌다.
4일 열린 정기회의에서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CP 오동선 전문위원은 “우리 프로그램은 해설이라기보다는 ‘성역 없는 비판’을 모토로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비판하고 있다”면서, “오늘 논의되는 프로그램도 7월 방송분이다. 누군가 의무적으로 민원제기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날 오 전문위원은 ▲7월 20일 장성민 MC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유병언 회장에 대해 그 난리를 칠 때, 문재인 대표와 그 당이 이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에 이제 감이 온다”에, 방송패널인 이상휘 위덕대학교 부총장이 문재인 대표에 대해 “얍삽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
▲7월 27일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한 이종훈 정치평론가가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의 5차 혁신안에 대해 대담하는 과정에서 “혁신안의 이름은 ‘주권재민혁신위원회’이지만사실상 “주권재문”, “주권재노”라고 말한 것.
등에 대한 의견진술을 위해 심의에 참석했다. 이미 4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사안들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TV조선, ‘2015년 방심위 제재사유의 68%가 ‘야당폄하’”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상파 3사 및 종편심의 현황자료 상, 2015년 1-7월 까지 방심위 전체 제재 건수 128건 중 TV조선이 56건(43.8%)을차지해 종편 4사중 1위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1달에 2번꼴로 제재받으며 편파방송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TV조선 프로그램의 제재횟수가 많은 이유를 방심위의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 평가했지만, 이처럼, 신고 건수가 워낙 많은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는 실정.
이 날 열린 위원회 의결사항 10건 중 6건이 TV조선 프로그램이었으며, 이 중 3건은 ‘장성민의 시사탱크’였다.
오 전문위원은 “정치평론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세월호처럼 비극적인 사건을 추적하다보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파산관재인 시점까지 거슬러 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때 제대로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 재산을 찾아 처리를 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한 것이다. 문 대표가 세월호를 어쨌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항변했다.
이에, 김성묵 위원장은 “이전부터 진행자의 자세가 지적돼 왔다. 정치 평론 프로그램인데, MC가 객관성을 잃는 것에 대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이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제기된 민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행자의 진행방식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시사탱크’ 집중 표적 된 건 친노의 심기 불편 때문? “친노 얘기만 하면 민원이 들어와”
함귀용 위원은 “(여러 차례) 심의할 때 보면, TV조선이 매체의 성격상 야당만 비판하나 싶다. 심의가 매번 같은 민원단체에서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여당과 청와대 비판 비율을 보면, 8월 44%, 9월42%, 10월58%다. 10월에는 오히려 청와대 여당 비판이 야당비판 비율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에, 오 전문위원은 “여당 쪽 인사들은 사과나 유감 등 생방송 중에도 의견이 오면 바로 반영한다. 그런데, 야당은 거의 99%가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한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박신서 위원은 “심의 규정 상 진행자가 토론의 결과를 암시하거나 결과를 의도적으로 유도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MC가 패널들이 할 말을 본인이 하면서 토론 결과를 유도하고 있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함귀용 위원도 “사내에서 오 전문위원과 진행자가 징계를 받았다면, 회사도 진행자가 너무 튄다는 문제를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60여 건 중 30여 건이 ‘시사탱크’다. 종편 심의하면 시사탱크, 친노 얘기만 하면 민원이 들어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화두만 꺼내면 되지, 결론까지 얘기하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편파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오 전문위원에게 의견을 전했다.
김성묵 위원장은 “여기 위원들에게 야단치지 마시고, 돌아가서 MC 에게 야단을 쳐라. 심의규정 보시고, 원칙적으로 동의를 해 주시고, MC와 함께 논의를 해 보기 바란다”라며 진행자의 진행방식 개선을 재차 요구했다.
오 전문위원 퇴장 후 심의 과정에서, 박신서 위원은 비판이 아닌 조롱과 희화화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장낙인 위원은 비평이 전혀 잘못됐다며 각각 ‘주의’를, 함귀용 위원은 프로그램에서 언급 된 내용은 새민련 당내 비노 진영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표현의 부적절함으로 ‘권고’, 고대석위원도 ‘권고’를 처분을 냈다.
이에, 김성묵 위원장은 20일 ‘세월호’ 관련 내용은 법정제제인 ‘주의’로, 27일 혁신위원회 관련 방송에는 행정지도인 ‘권고’로 합의안을 냈다.
한편, TV조선 심의 안건이 ‘지나치게’ 많은 것에 대해 위원회 5인은 상황의 개선을 위한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함귀용 위원은 “장성민의 시사탱크도 문제지만 친노 얘기만 나오면 문제제기를 하는 민원도 잘못된 것 같다”면서, “이는 야당과 TV조선이 풀어야 할 문제”라 평가하기도 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