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신임 뉴미디어정책비서관으로 오영규(1964년생) 전 SK커뮤니케이션즈 상무 내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인사로 인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의 정치적 편향성이 지속적으로 문제시 돼 왔음에도 ‘포털 개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뉴스 클릭 당 10원이 안 된다고 한다. (국감장에 있던 기자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기자들이 타이핑 치면서 생산한 기사내용을 네이버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유통시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황제 기업 네이버가 더 이상 수많은 폭리를 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온라인 경제민주화다”라며, 야당의 재벌개혁이 포털사만 비껴가는 행태를 간접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포털사가 황제기업으로서 장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보’다. 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뉴스 게시판 블로그 지식정보 백과사전 등 다양한 정보 콘텐츠를 포털 사이트 내에 쌓아 검색에서 우선 노출 되도록 한다. 또, 포털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기반으로 온라인쇼핑 모바일플랫폼(카카오택시 등)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도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에서 인터넷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말은 ‘네이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터넷은 곧 포털인 셈이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청와대는 포털사업자와의 파트너관계 유지를 위해 각 포털에 청와대 블로그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후 이명박 정부에서는 뉴미디어담당비서관 자리를 신설했으나, 포털사와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변희재 회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미디어다음 메인에 볼드체로 노출된‘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기사를 두고, “청와대를 X호구 취급한다”며 맹비난한 적이 있다.
해당 기사는 ‘한겨레 21’ 891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 한겨레21 > 891호에 이와 관련한 추가 사실과 더욱 상세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 한겨레21 > 은 대형 서점과 전국의 철도역사, 지하철 가판대 등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용 < 한겨레가판대 > 에서도 내려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완성된 기사도 아닌데, 기사 제목으로 청와대에 타격을 줄 만한 내용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변 회장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 기사는 다음 메인노출 뒤 한겨레 MBN 연합뉴스 미디어오늘 등이 관련 기사를 미디어다음을 통해 송출했다. 청와대는 이에 기사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른 바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포털사의 뉴스 편집이 여전히 우파진영에서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영입한 다음 김철균 부사장이 포털 개혁이라는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는커녕, 포털은 오히려 정권교체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 우파 측의 견해다. 이는 오영규 뉴미디어담당비서관 내정자에 대한 우려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는 “포털 출신, 그것도 네이트 출신 뉴미디어비서관이 와서 뭘 할 수 있을지, 뭘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겸 시사미디어비평가도 “좌경 포털 출신 인사라야 우파정권 뉴미디어 관련 자리에 갈 수 있다는 이상한 관례만 남기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우리나라 포털은 굉장히 야비하다. 우리는 가능하면 포털 출신이 아니면서도 포털을 잘 아는 외부출신 사람이 들어가서 외과적 수술을 해주길 바랬던 것”이라며 “포털과 카르텔을 형성했던 사람이 와서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많이 유감스럽다”고 평가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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