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발표를 하루 앞두고, “학계로 돌아갈 것”이라 밝혔던 김광동 방문진 9기 이사가 10기에도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나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30일 '“학계로 돌아간다” 방문진 김광동 이사의 거짓말' 보도를 통해, “김 이사는 10기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지난 29일 노보를 통해 ‘연임 지원한 9기 이사진’ 목록에 김 이사를 올려놓으며 그의 ‘3연임’에 우려를 표했다. 김 이사는 왜 “학계로 돌아간다”고 했을까”라며, 김 이사의 이중적인 행태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이 매체는 “물어서 안 되는 질문,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했기 때문에 “학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얘기”라며, 김 이사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문진 차기 이사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20일 인터뷰 때와는 답변이 달라진 것”이라며 김 이사의 이 같은 말 바꾸기 행태를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뉴스파인더와의 통화에서도 동일한 답을 했다. 앞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KBS, MBC 아무 곳에도 지원하지 않았고 자신은 학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변한 것과 달리 왜 거짓말을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사 지원 사실은 비밀에 부쳐야 할 사항이기에, 지원을 ‘했다’ 혹은 ‘하지 않았다’ 식으로 답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한,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와의 통화 당시, 이사 지원에 대한 나의 대답으로 이사지원을 확정지어 공격성 기사가 나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학계에 돌아가겠다”고 답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10기 이사가 되지 않으면 학계에 돌아가겠다는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밝히지 않아 사실상 또 한 번의 말바꾸기인 셈이다.
당시의 판단으로 인해 결국 김 이사는 언론에 대해 한 입으로 두말 하게 된 ‘팩트’를 만들게 됐고, 이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해 놓고, 자기들이 추측해서 기사를 쓸텐데, 왜 내가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느냐”며 오히려 반문을 던지기도 했다.
방문진 이사 발표 전에 미디어오늘의 공격적인 보도를 우려했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어떤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이사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을 했고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랬다”는 답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계를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한 미디어전문 기자는 “그야말로 궤변의 극치다.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코멘트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묻지 않아야 할 질문을 해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궤변이라니 상식적으로 김 이사의 답변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냐”면서 “MBC 방문진 이사 3연임은 초유의 일이고 대단히 부적절하다. 게다가 언론에 공격받을까 거짓말로 둘러댔다는 김 이사의 비상식적 태도와 도덕성은 MBC를 관리감독해야 할 방문진 이사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김광동 이사는 방문진 이사로 절대 부적절하다는 점을 방통위가 선임 시 분명히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의 공격성 보도에 손익계산부터 하는 김광동 이사의 이 같은 이중적 행태는 결국 지난 6년 동안 공영방송을 감독하는 이사로서의 행보에도 의혹의 씨앗을 남긴 셈이다.
[뉴스파인더 박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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