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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후원방판 사업에 기자들 동원 ‘논란’

기자들 “시비 걸릴만한 일을 왜 시키나” 반발, YTN측 “법적 문제없고 강제사항도 아냐”

YTN이 지역경제살리기 캠페인, 지역특산물 판매 활성화를 위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업무협약을 맺은 ‘한글전화번호 1636(주 콜피아)’과 부가통신사업 계약을 맺고 회사차원에서 기자들을 동원해 전화회선을 판매하는 후원방판 유사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기자들은 “시비가 걸릴만한 일을 우리가 왜 해야 되느냐”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고, YTN 측은 “보도국 기자만이 아닌 전 직원에게 회사 차원에서 독려하지만 강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콜피아 홈페이지 등 설명에 따르면, 한글전화번호 1636 사업은 번호 소유주인 국가로부터 1636을 부여받은 기간통신사업자 LG 유플러스와 재판매 계약을 맺은 부가통신사업자인 콜피아가 첨단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해 1636을 제3자에게 판매하는 통신서비스 사업이다.

콜피아 측은 음성인식기반의 한글 도메인 전화번호로 브랜드나 사업장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1636을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른 뒤 업종과 브랜드명, 관공서 이름 등을 말하면 해당 번호로 연결이 되는 차세대 음성 인식 서비스로 자랑한다.


그러나 1636 사업은 콜피아가 지사를 모집하고 그 아래에 지점, 그 아래에 또 대리점을 모집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현행법상 후원방판제에 해당된다는 게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때문에 이 같은 콜피아의 사업제안을 받고 1636 번호판매 사업에 뛰어든 YTN은 법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콜피아와 재재판매 계약을 맺는 등의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이 직접 콜피아와 대리점 계약을 맺을 경우 YTN이 후원방판 회사가 되는 것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YTN의 한 관계자는 “사업모델이 다단계와 유사하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에 우리도 공감했고, 그 부분에 대해 한 달여간 법적 검토를 끝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말했다.

법적 문제는 피해가도 YTN의 영업방식은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YTN은 1636 전화회선을 지자체와 대학 등에 판매하고 콜피아로부터 매출의 48%를 YTN 몫의 수입으로 얻게 된다. 회선을 판매한 기자들은 ‘격려금’이란 명목으로 자기 판매 입금액의 20%의 몫을 받게 된다.

또한 YTN은 후원방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콜피아와 대리점 계약을 직접 맺지 않는 대신 콜피아에 협력사란 이름으로 업체를 소개하고 대리점 가맹비 2천만원 중 50%를 YTN 몫으로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YTN 측은 형태상 YTN이 콜피아의 독자 대리점이기도 하면서 콜피아의 대리점 유치 활동까지 해주고 있는 셈이다.

콜피아 1636 전화사업 8년간 회선가입은 고작 3만, YTN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경영난을 겪은 YTN이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기자들까지 동원해 판매에 나선 1636 전화번호 판매가 그렇다고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1636은 회선 한 개당 사용료 1만원과 키워드 사용료 1만원 도합 2만원으로 여타 전화번호에 비해 비교적 비용이 싸다. 예를 들어 경남 산청군청에 YTN이 5개의 회선을 판매할 경우 키워드 사용료 1만원에 회선사용료 5만원을 합해 월6만원, 연간 72만원의 매출을 올리게 되는데 YTN의 수익은 이중 48%인 34만5천6백원이다.

만일 콜피아의 사업설명대로라면 YTN이 올 연말까지 15만 회선을 유치했을 때 판매 시작 후 12월까지 8개월 동안 120억 매출의 48%에 해당하는 57억 6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1636 번호판매 사업과 관련해 YTN의 한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현재까지 몇 회선을 판매했느냐는 질문에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판매실적을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회선 판매를 시작한지 두어달 됐는데 그동안 법적으로 검토하느라 홀딩한 채로 오다가 이제 막 시작한 셈”이라면서도 “법적 검토가 끝나고 막상 판매를 시작하니까 우리 예상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기존에 쓰는 번호가 좋아서 바꾸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나오는 거다. 이 부분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그런 게 발생하니까 기존에 되겠다 싶던 부분에서 안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거다. 서로간의 입장이 달라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콜피아의 1636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회선가입수는 현재 약 3만회선에 불과하다. 콜피아 사업지원실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08년 이후부터고 현재까지 가입회선은 약 3만회선 정도”라고 말했다. 8년 동안 가입회선이 3만회선에 불과한데도 YTN은 전화번호 판매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YTN 측은 “콜피아가 오랜 세월동안 왜 못했느냐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2008년 유인촌씨를 광고 모델로 썼다가 장관으로 발탁되는 바람에 광고를 틀지도 못하고 망했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3년 봄부터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544 대표전화 서비스도 10년 동안 거의 사용자가 없었다”며 “은행권에서 하나가 이걸 쓰기 시작해서 확산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선 사례를 보고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희 사장, YTN 기자들을 외판사원 만드나”

그러나 이와 별개로 언론사인 YTN이 비록 법적 시비는 비켜가도 후원방판 시비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이 같은 사업에까지 나서고, 기자들을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YTN 측은 강제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1636 회선판매를 독려하고 실적을 경영진에 보고하고 있어 기자들에게 사실상 외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겸 미디어비평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중 하나인 YTN이 후원방판 사업까지 하고 기자들이 외판사원처럼 지자체를 돌아다니면서 전화번호를 팔고 다니는 걸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나.”라며 “경영능력이 뛰어나 사장에 선임됐다는 조준희 사장 경영능력의 실체가 이런 것인지 무척 의문이고 실망스럽다. YTN이 언론사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경영하라”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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