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권영희 노조위원장이 김호성 신임 기획조정실장이 과거 사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관리의무 소홀로 징계를 받은 사실에 대해 “당시 피해자가 회사에 피해사실이 보고되는 걸 원치 않았다”면서 “김호성 실장이 제대로 대처했고 회사의 징계는 잘못됐다”고 김 실장을 적극 옹호했다.
권 위원장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 3자인 내가 (사건에 대해) 말하긴 그렇지만 말씀하신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호성 실장은 지난 2007년 직속 부하 A여기자가 해외 출장 중 함께 갔던 B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며 피해를 호소했지만 가해자와 면담까지 하고도 회사에 공식 보고하지 않아 징계를 받았다.
3년이 지난 후인 2010년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심의 건으로 YTN은 뒤늦게 인사위원회을 열었고, 김 실장에 대해 “부하직원인 피해자로부터 직장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정이나 해결을 요구받고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아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시정 조치를 할 수 없게 한데 대한 사실 확인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이후 징계조치했다.
김 실장을 징계조치 했던 YTN의 당시 이 같은 입장은 “김호성 실장이 제대로 대처했다”는 권 위원장의 주장과 사뭇 다르다.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해줬기에 징계가 잘못됐다는 노조위원장
권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노골적으로 김호성 실장을 옹호했다. ‘인사위원회가 징계처분을 내린 건 김 실장의 대처가 잘못됐다는 걸 말해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내가 뭐라고 해도 기사를 쓰겠지만, 그 당시 김호성 스포츠부장을 징계한 건 분명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이유로 징계가 잘못됐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엔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피해자가 회사에 보고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실장의 징계도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의 당연한 보고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긴 셈이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실명과 소속을 언급하면서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또한 ‘피해자가 원하면 회사에 보고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피해자 보호차원에서 피해자가 강력히 요구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논리대로라면 만일 YTN내 성폭력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누군가의 압박이나 협박에 의해 “회사에 보고를 원치 않는다”고 했을 경우 회사는 피해자를 전혀 보호할 수 없게 된다.
권 위원장은 ‘조준희 사장의 김호성 실장 인사가 회사나 노조 도덕성을 의심받게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알아서 생각하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김호성 실장에 대한 회사의 징계는 잘못됐다고 강조한 권 위원장은 관련된 질문을 계속 이어가자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느닷없이 “저는 미디어워치를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를 길게 하기 싫다.”는 말도 내뱉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은 이후 몇 차례 질문에 답을 이어갔고, 마지막으로 김호성 실장 인사에 대해 사측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고민과 논의과정을 거쳐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 이하 인터뷰 전문-
- 김호성 실장 관련 단독 기사가 나갔다. 혹시 보셨나?
“안 봤다”
- 김호성 실장이 성폭행 미수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자 직속 상사였다. 이번 기조실장 인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성폭행 미수 사건은 김호성 실장이 제대로 대처했다. 피해자가 회사에 보고 하는걸 원치 않았다.”
- 취재한 바로는 그게 아니던데?
“당사자랑 통화해 봐라”
- 당사자라면?
“가해자, 피해자, 김호성 실장 모두에게 물어보라. 제 3자인 내가 (사건에 대해) 말하긴 그렇지만 말씀하신 부분이랑 사실이 다르다. 인사위원회를 열었던 사측에 물어봐도 아실 수 있다.”
-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징계를 받았다는 건 분명 회사도 책임이 있다는 걸 확인한 것 아닌가. 책임 있는 분이 회사 전반에 관여하는 기조실장이 되셨는데, 기조실장은 성희롱 관련 상담신고센터 책임자이기도 한데, 그런 인사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제가 뭐라고 해도 기사 쓰겠지만, 그 당시 김호성 스포츠부장 징계는 분명 잘못됐다.”
- 어떤 이유로 잘못됐다고 보나?
“가해자가 사건 발생 당시 사측에 보고하길 원치 않았다. 피해자가 OOO씨로 OOO에 있고, 가해자는 OOOO에 있으니 직접 물어보라. 피해자 남편도 기자라 자초지종을 잘 알고 있을 거다.”
- 그 당시에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 보고하지 않았다는 그 논리에 동의하나? 피해자가 원치 않기 때문에 보고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내가 수습할 테니까 누구에게도 얘기가 전해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김호성 당시 부장은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조치를 하는 게 맞느냐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그 답변을 들었다.”
- 그렇다면 피해자가 원치 않기 때문에 회사에 보고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보시는 건가?
“피해자 보호차원에서 피해자가 강력히 요구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호성 실장이 징계를 받은 건 회사가 책임을 물은 건데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가?
“합당한 징계였다고 보지 않는다. (질문을 또 이어가자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저는 미디어워치를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를 길게 하기 싫다.”
- 왜 제대로 된 언론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나?
“제 개인적 판단이 있을 수 있는 거잖나”
- 궁금해서 여쭤보는 거다.
“알아서 생각하시라. (미디어워치를) 읽거나 관심을 갖거나 하지 않고 있다.”
- YTN 김호성 실장 인사가 노조나 회사 차원에서 도덕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그건 알아서 판단하라.”
- 이번 인사에서 3명의 인사를 거론해 비판했는데 김호성 실장 인사에 대해서는 노조 차원에서 대응은 하지 않을 건가?
“그 세분 말고도 언급할 게 많은데 그게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언급한 거다.”
- 그럼 앞으로도 김호성 실장 인사를 비판하거나 문제제기할 생각은 없으신가?
“고민과 논의과정을 거쳐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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