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달아 취임한 YTN 사장과 연합뉴스 사장이 언론노조와 좌파언론으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겨레신문과 미디어오늘 등이 조준희 YTN 사장의 행보는 이례적으로 칭찬하는 한편, 취임 직후 현충원을 참배하고 국기게양식을 연 박노황 사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애국퍼포먼스’ 등의 야유와 조롱조의 비판 기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김종국 논설위원은 1일자 칼럼 <언론인 출신이 ‘언론 문외한’보다 못해서야>를 통해 조 사장을 치켜세우고 반대로 박 사장을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먼저 조준희 사장을 칭찬했다. 그는 “지난달 초 와이티엔(YTN) 신임 사장에 조준희 전 아이비케이기업은행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두 가지 점에서 놀랐다. 수많은 언론인 출신들을 놔두고 언론사 경력이 전무한 사람을 방송사 사장에 앉히려는 발상의 당돌함 때문”이라며 “하기야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엔비시(NBC) 등도 바다 건너 영국에서 사장을 ‘수입’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언론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조 사장의 내정 경위를 놓고는 여러 관측이 분분하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제대로 일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경제부처 쪽의 여권 실세 장관이 재빨리 나서서 조 사장을 밀었다는 이야기도 그럴듯하게 나돈다.”면서 “정확한 경위야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밀실 인사, 낙하산 인사가 분명한데도 와이티엔 내부의 반발이 예상만큼 격렬하지 않은 것은 두번째 놀라움이었다”고 적었다.
조준희 사장으로 박노황 사장 까는 한겨레의 정략, 이게 한겨레식 길들이기
김 논설위원은 이어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을 비판했다. 비언론인 출신 YTN 사장보다 어떻게 더 못할 수가 있느냐는 은근한 조롱조가 담긴 뉘앙스가 묻어났다.
그는 “신임 박노황 사장은 연합뉴스에서 잔뼈가 굵은 기자 출신이다. 그러면 비언론인과 언론인 출신 중 과연 누가 더 사장을 잘할까?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런 호기심이 생겼다. 언론인의 자존심 수호 차원에서라도 기자 출신이 더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내심 있었다.”면서 “하지만 초반의 판세를 보니 예상이 영 빗나가고 있다. 와이티엔 사장은 해직자 문제 등에서 한계를 보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에 연합뉴스 사장은 초장부터 주변의 우려와 실망을 자아내는 행보를 연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언론노조의 입맛에 맞는 행보냐 아니냐에 따라 언론사 대표로서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을 밝힌 것이다.
이어 김 논설위원은 박노황 사장의 국기게양식 행보를 지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한 뒤 국기강하식을 두고 ‘애국심의 산물’이라고 말했다는 것도 연합뉴스의 ‘애국 코스프레’와 겹쳐져 다가온다”며 “이런 식의 ‘나라 사랑’이 결국은 ‘정권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박노황 사장의 행보가 박 대통령에 대한 아부차원이라는 것이다.
계속해서 그는 “편집권 독립 보장을 위해 도입한 편집총국장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것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다만, ‘방송 철학’이 없다는 언론 문외한 사장도 아직 그런 문제로 마찰을 빚지 않는데 기자로 잔뼈가 굵었다는 사람의 ‘언론 철학’이 고작 그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물음만은 던지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편집권 독립 보장이 언론 독립이라는 한겨레식 주장과 달리 편집총국장 제도와 같은 노조의 편집권 관련 요구는 편향적인 언론노조의 보도장악을 보장하는 제도로 폐지해야 한다는 게 중도·우파 성향의 언론학자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이처럼 YTN 사장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고 반면 연합뉴스 사장 행보에 반감을 보인 김 논설위원은 마지막으로 “‘권력의 마음에 들기 위해 오버하는 것은 자신의 자격 부족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이다.’ 직종 불문하고 높은 자리에 오르신 분들이 한번쯤 음미해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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