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황 신임 연합뉴스 사장이 취임 이후 시작한 국기게양식을 미디어오늘과 한국기자협회 등이 비판하고 나섰다. 미디어오늘의 관련 기사 제목은 ‘국가기간통신사의 난데없는 애국 이벤트’였다.
30일 이른 아침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는 박 신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국기게양식이 열렸다.
앞서 연합뉴스는 지난 26일 연합 3사(연합뉴스, 연합뉴스TV, 연합인포맥스) 보직 부장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7시 행사인 국기게양식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연합뉴스 노조와 언론노조 측은 ‘애국 코드 맞추기’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국기 게양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임직원 50여 명은 정문 앞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순차적으로 거행했다.
박노황 신임 연합뉴스·연합뉴스TV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국기게양식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정체성과 위상을 구성원 모두가 재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늘 게양된 국기는 마치 연합뉴스가 24시간 365일 불철주야 기사를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사옥 앞에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사우 여러분과 함께 언제나 신속 정확하며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이 지난 28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취임 첫 대외일정을 시작한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기이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방명록에 “신속정확하고 불편부당한 뉴스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진영 언론시민단체들은 “신임 사장이 정치권력에 노골적인 충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박노황 사장의 행보에 대해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까지 나서서 시비를 거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사장이 하고 싶어 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별 것도 아닌 걸 그렇게까지 나서서 비판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박 사장이 편집총국장제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과 관련해선 “불합리한 제도를 없애는 건 당연하다”며 “그동안 노조가 주인인 언론사에서 상식을 깨는 단체협약이 체결돼 온 건 임기가 정해진 사장이 가서 노조와 공생해왔기 때문이다. 사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공’자가 들어간 모든 언론사가 다 그렇다. 결국 제도와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정부 돈에 기대면서 사실상 주인은 노조가 하는 방송사가 너무나 많다. 상당부분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고 본다. 민간방송이 가진 단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업방송이 가진 폐해보다 정부 사이드에 걸쳐 있으면서 정부 예산을 가지고 노조가 방송을 지배하는 언론이 너무 많다. 그게 더 큰 패해”이라며 “그러나 여야 정치권의 이해 계산 때문에 제도가 바뀌지를 않고 있다. 이걸 개혁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