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에서 MBC <뉴스데스크>가 최다 선정됐다. 반면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에선 JTBC 손석희의 <뉴스룸>이 최다 선정됐다. 지난 2014년 6월부터 방송사 메인뉴스 프로그램 보도내용에 대해 매달 선정해온 결과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모두 9번의 선정에서 JTBC는 좋은 보도로 총 6회 선정돼 타사를 압도했다. 이어 KBS가 2회, SBS가 1회 선정됐다.
MBC는 나쁜 보도 선정에서 6회 선정됐고, 이어 TV조선이 3회 선정됐다. 지난해 한국기자협회가 50주년 설문조사에서 현역기자 303명으로 대상으로 언론신뢰도를 물은 결과 KBS는 12.9%, JTBC는 7.9%를 기록한 반면 MBC는 0.7%로 나타났다고 미디어오늘이 전했다.
이 매체는 JTBC와 MBC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며 민언련의 선정 보도 예를 들었다. 가령 2월 민언련은 좋은 보도를 선정하며 “JTBC <뉴스룸>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한 ‘과잉 복지론’의 허구성을 낱낱이 파헤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2월 나쁜 보도를 선정하며 “MBC <뉴스데스크>는 ‘정규직 과보호를 줄여야 한다’는 정부 입장만 부각시키고 OECD 보고서에는 등장하지 않은 ‘법인세’를 리포트에 억지로 끼워 넣어 친 대기업적 정책인 ‘법인세 인하 반대’ 논리를 강조하는 왜곡보도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민언련 ‘이달의 방송뉴스’ 선정심사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JTBC가 계속 선정되는 점이 심사위원단에도 부담이지만 JTBC만큼 객관적인 지상파 뉴스가 없다”며 “이달의 방송뉴스 선정결과는 망가진 공영방송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최진봉 교수는 “특히 MBC는 편파·왜곡·친정부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한 정파·이념성 바탕으로 하는 민언련 언론비평 활동, 오히려 공신력에 문제 명확해
민언련은 정치·이념적으로 강한 진영논리로 미디어 매체 비판을 해오고 있는 단체다. 지난 2013년엔 채널A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올인코리아 조영환 대표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 5인방’으로 한국진보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우리법연구회, 통합진보당과 함께 민언련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방송에서 조 대표는 민언련에 대해 “언론계에서 강정구와 송도율을 비판하는 언론을 비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언론을 공격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선동한다”며 “우리나라 안보를 해치는 일련의 선동을 줄기차게 해왔기 때문에 종북세력의 선동 세력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민언련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종북세력의 개념 자체를 종북 성향의 어떤 핵심 인사들이 움직이는 단체, 세력이라는 전제 하에서 발언을 한 것으로 민언련의 활동들을 비춰볼 때 그렇게 표현할만한 것은 인정된다”고 조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MBC가 민언련 선정 나쁜 보도로 줄기차게 선정되면서 거꾸로 MBC 보도가 가장 보수우파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그만큼 민언련의 방송 보도 비평이 객관성보단 진영논리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MBC의 보도행태에도 분명 비판할 부분이 있지만 진영논리와 정파적 편가르기에 의한 민언련의 언론 비평 활동이 오히려 MBC 보도의 문제점을 가리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언론학자는 “민언련의 비평 활동은 그냥 단체의 활동일 뿐 어떤 공신력을 갖는 게 아니다. 다만 소위 진보적 색채가 강한 언론정보학회와는 서로 교감하는 것 같다”며 “대다수로부터 인정받는 평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민언련의 보도 비평이 같은 편,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인정받는 게 아니라 다수의 공감을 사려면 기본적인 객관성과 중립성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처음부터 비판, 공격 상대를 정해놓고 언론 비평을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며 “지금과 같은 아군과 적군이 명확한 민언련의 비평 활동은 같은 편의 MBC 적대감은 고취시키겠지만 다수의 공감을 사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언련이 선정한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는 다음과 같다. 선정된 보도 내용을 보면 강한 정파성과 진영논리가 두드러진 이슈들이다.
(좋은 보도) △2014년 6월=KBS <뉴스9> 문창극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 △7월=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과 추적 돋보인 JTBC <뉴스9> 팽목항 관련 보도 △8월=JTBC <뉴스9> 4대강 관련 보도 △9월=JTBC <뉴스룸> 포스코 페놀 유출 보도 △10월=JTBC <뉴스룸> ‘전두환 일가 추징환수 허점’ 보도 △11월=SBS <8뉴스> ‘고용보장’ 보름째 고공농성 △12월=JTBC <뉴스룸> ‘성추행’ 그 고통의 13년 등 △2015년 1월=KBS <뉴스9> 굴뚝데이…곳곳 응원 잇따라 △2월=JTBC <뉴스룸> ‘복지 과잉’ 논란 한국, 그리스처럼 될까?
(나쁜 보도) △2014년 6월=월드컵으로 도배한 MBC <뉴스데스크> △7월=무관심과 왜곡으로 점철된 MBC <뉴스데스크>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 △8월=TV조선 <뉴스쇼 판> 세월호 관련 여론 조작 보도 △9월=TV조선 <뉴스쇼 판> 세월호 유가족 폭행 시비 관련 편파보도 △10월=TV조선 <뉴스쇼 판> 유족 ‘법 기준 따르자’ 보상타결 △11월=MBC <뉴스데스크> ‘무상급식’ 실태 살펴보니 △12월=MBC <뉴스데스크> ‘지라시’ 누가 왜 만드나? △2015년 1월=MBC <뉴스데스크> 단원고 2학년 대입특례 합의 △2월=MBC <뉴스데스크> ‘노동시장 양극화 성장 막는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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