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가 전례 없이 ‘YTN 낙하산 사장’ 보호에 들어간 모양새다. 조준희 내정자가 언론 경력이 전무한 역대 최악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언론노조 측 입장을 대변하는 두 매체가 이례적인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경영안정화’를 내세운 YTN 이사회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이라도 한 듯, YTN의 작년 경영손실을 언급하고 나섰다. 2일자 기사 <경영 ‘빨간불’ YTN, 지난해 영업 손실 260억대>가 바로 그것.
낙하산 사장이 선출된 당일 오후 ‘낙하산 사장 비판’ 기사가 아닌 YTN 경영손실 문제를 기사화한 것이다.
언론노조 YTN지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생산하는 미디어오늘이 오히려 YTN 이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한 셈이다.
미디어스는 더욱 구체적으로 YTN 이사회가 왜 조준희 사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명분을 강조하는 성격의 기사를 3일 게재했다. 미디어스 역시 그 방법론으로 YTN의 경영상태를 집중 거론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근거해 YTN의 작년 영업 손실 등을 거론하면서 YTN의 경영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미디어스는 기사에서 <“방송 전문가 아니지만, YTN 경영이 어렵다고 들었다”> 기사에서 “조준희 씨가 내정된 것은 그야말로 ‘깜짝 인사’였다.”고 썼다. 보통 ‘깜짝 인사’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뉘앙스보다는 긍정적인 면에서 ‘놀람’ ‘환영’의 뜻을 담아 쓰인다는 점에서 이번 사장 선임에 대한 미디어스의 입장이 묻어 나온다.
미디어스는 조준희 사장 내정자가 “YTN의 불안한 경영을 언급하며 좋은 방송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좋은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인터뷰 한 내용을 전했다. 조 내정자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언론노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방송 전문가가 아닌 은행원 출신’이라는 점을 많이 언급하신다. 제가 방송 전문가는 아니고 미력한 부분도 많지만 지금 YTN 경영이 상당히 어렵다고 알고 있다”며 “좋은 방송은 좋은 경영 아래서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나.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이 방송 분야는 방송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저는 경영을 잘해서, ‘좋은 경영’ 해서 ‘좋은 방송’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해직자 문제와 노사 갈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까지 저도 해직자 문제가 있다는 것만 들었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금방 제가 어떤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니, 취임 후 업무파악하고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조준희 신임 사장 내정자는 역대 어떤 사례에서도 보기 드물게 노조와 노조 측 매체들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으로 확정된다.
YTN 이사회가 선임 명분으로 내세운 경영능력을 조 내정자가 과연 증명할 수 있을지 여부와 “언론과 언론노조에 무지한 신임 사장이 기존의 원칙적 노사관계를 뒤엎고 노조에 끌려가 야합할 우려가 크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