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역사상 최악의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준희 신임 사장 내정자가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파업 사태 이후 해고된 해직자와 관련해 “(들어서)알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취임 후 전체 지혜를 모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조 내정자는 또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언론노조 측 미디어오늘 등 매체들은 조 내정자가 YTN 해직자 문제와 내부 노사간의 ‘화합(?)’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조 내정자가 이사회의 선출 직후 언론노조 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직자 사태에 대한 원만한 해결, 언론노조와의 화합 등을 연상시키는 발언들을 하면서 YTN에 대한 시중에 떠도는 부정적 예측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해고는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한 해직자 문제를 들었다면서도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을 볼 때 YTN 노사갈등 근본 원인에 대해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YTN 내부의 한 인사는 “조준희 사장 내정으로 YTN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생겼다. 좌파 노조의 비상식과 싸워왔던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인사문제로 국민지지율 땅 끝으로 추락해도 자기새끼들만 싸고돌겠다는 뜻”
조준희 사장 내정을 대놓고 ‘박근혜 정부의 최악 인사’로 규정한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이번 인사를 “유치원 아이에게 군복을 입혀놓은 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언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엉뚱한 인사에게 중요한 자리를 맡겼다는 점에서의 비판인 셈이다.
박 비평가는 “이렇게 무지하고 무능한 정권은 처음이다. 배석규 사장 이하 소수의 상식인들이 내부 언론노조의 편향성에 맞서 어렵게 쌓아올렸던 공든 탑을 이 정권이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꼴”이라면서 “입만 열면 떠들던 낙하산 반대라는 명분으로 보나 과거 행태로 보나 가장 앞장서 비판해야 할 노조는 지금 겉으론 비전문성 운운하며 비판하는 척하지만 조준희 사장 내정에 사실상 화답하며 뒤돌아서 웃고 있다. 노조의 추악한 ‘생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박 비평가는 이어 “이번 인사 역시 청와대의 불통을 보여준다. 인사 문제로 인해 국민지지율이 땅 끝으로 추락해도 여전히 자기 새끼들만 싸고돌겠다는 후안무치”라며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 정도로 무지하고 이 정도로 무능하며 독선과 독단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언론노조 세력에 의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는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자칭 보수우파라고 하는 박근혜 정부가 한방에 뒤집어 엎어버렸다”면서 “이번 인사에는 이념도 정체성도 언론관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영혼 없는 인사의 전형이다. 이 정권의 가늠자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젠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YTN 노조, 사전에 조준희 내정 알았나 몰랐나
한편, 역대 선임된 어떤 사장보다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YTN노조에 대해 ‘사실상의 환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사회의 조준희 사장 내정을 YTN 노조가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YTN의 한 관계자는 YTN 이사회가 열리기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장 후보로 여러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 모 인사가 사장은 전혀 엉뚱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했다. 실제 은행장 출신의 조준희 내정자가 선임되면서 이런 예측은 결과적으로 들어맞은 셈이다.
또한 조 내정자가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직자 문제와 관련해 “들어서 알고 있다”고 답한 대목도 사전에 노조와 접촉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YTN 노조가 정권마다 실세를 찾아 사장 선임에 개입해왔다는 사실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만약 이 같은 우려가 사실이라면 조준희 내정자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YTN 앞날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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