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인사들의 모임 <진영을 넘어>가 제안·주최하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주관한 집담회가 2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진영을 넘어’ 상생을 위한 한국사회의 발전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새누리당 미방위 간사인 조해진 의원실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실 주도로 개최됐다.
이외에도 여당 측 진영, 정병국, 김영우 의원과 야당 측 원혜영, 조정식, 김성곤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진영을 넘어’ 모임 인사들로는 이재교(시대정신 대표), 임진철(청미래재단 이사장), 채진원(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유정길(전 에코붓다 대표)등 보수ㆍ진보ㆍ중도ㆍ녹색지향의 시민사회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가 진영 정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민주화 이후 민주화”에 있어 진전이 더디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새는 몸통(공공성과 사회통합력)과 좌우의 날개(정책경쟁)로 온 힘을 다해 앞을 향해 날아야 창공할 수 있음에도 대한민국이라는 새는 몸통은 왜소하고 좌우의 날개만 이상 비대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라는 단적인 예가 바로 그러한 한국 사회 민낯을 보여주고 공공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경고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그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며 그 해법으로 ▲ 여야정치권의 구동존이 존이구동(求同存異, 存異求同) 및 시민사회의 건강한 몸통 건설 ▲ 공공성 중시의 상생과 타협의 정치로의 전환 ▲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아시아 평화와 관련된 미래국가비전에 대한 보수·보수·여·야 간 공감대와 교집합 생성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진영정치로의 매몰은 정책 경쟁의 실종과 행정부 권력의 이상비대화를 초래했고, 국가적 난제와 갈등이 생겼을 때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을 사법부가 대신하는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한국정치를 바로잡고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공공성(공익성, 공정성, 공개성, 공민성)’을 높여나가는 동시에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간극을 메우며, 숙의민주주의제도와 문화를 정착ㆍ확산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2015년도에 이와 같은 토론 모임을 연 4회 갖고, 우리 사회의 공론을 모으는데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호성 기자 lhsmedia@nate.com
▢포럼‘진영을 넘어’ 발족문.
포럼『진영을 넘어』를 시작하며.......
소모적 갈등의 진영논리를 넘어 “생산적 경쟁”의 동반자 사회로!
‘진영논리’에서 ‘공공성 논리’, ‘진영정치’에서 ‘공공성중시의 정치’로!
우리 사회는 이슈가 터지면 어김없이 강고한 진영논리에 따라 양진영으로 패가 갈린다. 패가 갈라져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이전투구의 싸움을 벌인다. 마치 금성인과 화성인의 싸움 같이 이 진영의 말과 저 진영의 말은 서로 다르다. 내용도 판이하다. 한 쪽이 사슴을 사슴이라 하면, 상대방은 일단 말이라고 주장하고 본다. 상대방의 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부정한다. 상대방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지 여부는 전혀 안중에 없다.
이 진영논리는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횡행한다. 본디 집권경쟁을 하는 정치권이야 차치하더라도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종교·언론·시민사회·학계도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이들이 더 진영논리에 몰입한 채 정치권의 선봉에 서서 더 격렬하게 전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합리적인 토론이 가능할 리 없고, 토론이 없는 곳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할 수는 더욱 없다. 소모적 갈등과 극한대립만이 넘쳐날 뿐이다.
우리사회가 민주화·산업화라는 커다란 목표를 위하여 매진하는 동안 소모적 갈등의 민낯은 다소 가려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는 저성장·저고용·고령화·인구감소라는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 젊은 세대를 필두로 모든 구성원들에게 기회가 점점 감소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사회에서는 없던 갈등도 불거지게 마련이다. 이런 사회에서 진영논리마저 판친다면, 우리는 세월호처럼 두 눈을 멀쩡하게 뜨고 우리사회가 침몰하는 모습을 망연히 지켜보게 될지도 모른다.
새는 몸통과 좌우의 날개로 온힘을 다해 앞을 향해 날아야 창공을 날수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라는 새는 몸통(공공성과 사회통합력)은 왜소하고 좌우의 날개(진영논리)만 비대해져 서로 상대 탓만 하며 날려고 하는 새가 되고 말았다.
우리 사회의 추락을 막고 푸른 창공을 날기 위해서는 강고한 진영논리와 극단적인 대결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좌든 우든, 개발이든 환경보전이든 상대방 진영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확한 사실(fact)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이성적인 토론을 통하여 우리사회의 ‘공공성(공익성, 공정성, 공개성, 공민성)’을 바로 세우고, 이 공공성의 기반위에서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생산적 경쟁’이 ‘소모적 갈등’을 대신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중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서 선진화되려면 ‘진영논리’에서 ‘공공성 논리’로, ‘진영정치’에서 ‘공공성 중시의 정치’로 이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시민사회와 여야정치권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국사회의 몸통이랄 수 있는 ‘공공성’을 구축하며, 대의민주주의 시스템과 직접민주주의의 목소리를 이어주고 수렴하며, 숙의민주주의의 제도적 공론장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일군의 보수, 진보, 중도, 녹색 지향의 시민사회인사들로 구성된 포럼『진영을 넘어』회원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침몰을 막기 위해서는 진영논리를 넘어서는 것이 우리사회의 가장 큰 과제라는 데에 뜻을 같이 하였다. 진영논리에 갇혀 서로 대화도 회피하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영논리를 타파하고 우리사회의 공공성을 바로 세우는 길을 모색하고자 오늘 포럼 『진영을 넘어』를 발족한다.
2015년 1월 21일
포럼 『진영을 넘어』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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