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의 대표적 논객인 김순덕 논설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국정쇄신로드맵이 주로 경제와 남북관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대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권력 3인방’이 건재한 마당에 또 무슨 쇄신안이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김 실장은 이날 <대통령 신년회견에 대한 발칙한 상상>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김기춘 비서실장 해임과 3명의 비서관 사표 수리처리와 함께 대국민사과로 시작한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취지로 가상의 대화를 구성한 뒤 “이쯤 되면 정치란 이런 것이구나, 역시 대통령이구나 하는 감동의 물결이 회견장에 출렁일 수도 있다. TV를 보는 국민도 이제야 대통령이, 나라가 좀 달라지려나 보다 싶어 입이 저절로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어 “물론 상상”이라며 현실로 돌아와 “어제까지도 청와대는 회견의 방점이 경제와 남북관계에 있다며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선 인사쇄신을 포함한 국정쇄신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며 “한마디로 김 실장과 ‘문고리권력 3인방’을 해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국정쇄신안이 얼마나 거창할지 알 수 없지만 인사시스템 개편 방안에 대해선 작년 6월 26일 총리 후보자 2명의 잇단 낙마 뒤 정홍원 총리를 다시 주저앉히며 발표한 바 있으니 캐비닛 속을 뒤져보기 바란다.”며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을 설치하고 산하에 인사비서관과 인사혁신비서관을 둔다는 내용인데 혁신비서관은 입때 공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뒤에도 김명수 정성근 두 장관 후보자가 검증 미비로 낙마했고 인사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인사위원장을 겸한 김 실장과, 대통령이 ‘일개 비서관이고 심부름꾼’이라면서 인사위까지 참석시키는 이재만 비서관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그런데 무슨 쇄신안을 또 내놓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기강해이는 없다’는 청와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기 바란다”
김 실장은 계속해서 “지난 주말 새롭게 불거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 사퇴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김 실장이 경질을 약속했고 바로 수리되지 않았느냐. 기강해이는 없다’고 백옥같이 순결한 척 분위기를 전했다.”고 꼬집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기 바란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가 사석에서 ‘김 실장이 대통령을 잘못 모시고 있다’ ‘민정수석 7개월간 대통령한테 대면보고 한 적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후문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그런데도 ‘청와대 호위무사’를 제외한 대다수는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한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비극”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김 실장은 “한 전직 부속실장은 ‘대통령에게 ‘그건 아니 되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비선의 진정한 특권‘이라고 했다. 차라리 그런 비선이라도 있으면 낫겠다.”면서 “주변에 온통 ‘윗분의 뜻을 받드는’ 사람만 가득한 대통령은 행복한 대통령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대한민국 제2도약의 골든타임마저 놓치는 불행한 대통령으로 끝날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이날 김영한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사석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을 잘못 모시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으며, 또한 자신은 이른바 ‘정윤회 동향’ 문건 사건 조사에서도 완전히 배제됐고, 재임 7개월 간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단 한 차례도 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면서 “김 실장을 둘러싼 거취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렇듯 동아일보가 김 실장과 김 수석의 첨예한 갈등설을 제기한 반면,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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